청년 인구 확대와 산업 구조 변화로 직업교육 수요 증가
정부 지원 확대 속 한국 기업 협업 기회 기대
인도네시아는 방대한 청년 인구와 산업화의 가속, 디지털·녹색 기술 수용을 기반으로 산업 수요에 맞춘 중간 기술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하에 노동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의 전략적 도구로 역할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인도네시아 직업교육에 대해 직업학교 중심의 시장 현황 및 정부 지원, 한국 기업 협업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꾸준히 확대되는 직업교육 시장 : 직업학교(SMK) 및 학생 수 증가
인도네시아 직업교육은 크게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직업교육과 대학교 이상 성인 대상 직업교육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그 중 인도네시아 직업교육의 중심 축인 직업학교(SMK)는 최근 빠른 성장과 변화를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규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12년 의무교육(초등 6년 + 중등 3년 + 고등 3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일반계 고등학교(SMA)와 직업계 고등학교(SMK, 이하 직업학교)로 나뉘는데, 직업학교 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24년 기준 전체 고등학생 중 절반 가까이를 직업학교 학생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2024년 인도네시아 직업학교(SMK) 수 추이>
(단위: 개)
주: 2020년 데이터는 자료원 내 이용 불가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2025.2.)]
인도네시아 직업학교(SMK)의 수와 학생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2021~2024년) 인도네시아 전체 직업학교(SMK)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약 14,200개에서 2024년 약 14,330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소폭 감소했으나, 2024년 73개가 늘어나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22~2024년 인도네시아 직업학교(SMK) 학생 수 추이>
(단위: 명)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2025.2.)]
학생 수 또한 최근 3년간(2022~2024년)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약 507만 명의 직업학교(SMK) 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직업학교 숫자와 학생 수의 전반적인 증가세는 직업교육에 대한 수요 및 직업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인도네시아 직업학교(SMK) 공립 및 사립 학교, 학생 및 교원 비중>
(단위: 개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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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직업학교(SMK)의 공립 및 사립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학교 수 기준으로는 사립이 74%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의 95%가 사립이 운영하고 있어,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의 직업 교육은 민간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립 직업학교(SMK)의 높은 비중으로 정부는 민간이 운영하는 소규모 직업학교의 재정과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교원 수와 학생 수는 공립과 사립이 거의 균형을 이루며 각각 약 50% 수준으로 분포하고 있다. 사립학교가 숫자는 많지만, 학교당 교원과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공립학교는 규모 면에서 더 집중된 운영을 하는 반면, 사립학교는 분산형 구조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인도네시아 주요 5개 주 직업학교(SMK) 현황>
(단위: 개교, 명)
주(Province) | 직업학교(SMK) 수 | 교원 수 | 학생 수 |
북부 수마트라 | 953 | 20,961 | 294,316 |
자카르타 | 556 | 11,620 | 196,259 |
서부 자바 | 2,922 | 57,274 | 1,058,622 |
중부 자바 | 1,547 | 45,706 | 823,030 |
동부 자바 | 2,160 | 48,639 | 785,987 |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2025.2.)]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지역별 직업학교(SMK) 및 학생 규모를 살펴보면,서부 자바가 가장 많은 직업학교(SMK)(2922개교)와 학생 수(약 106만 명)를 보유하고 있으며,동부 자바와 중부 자바 또한 높은 학생 수를 기록하며, 직업학교(SMK) 중심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는 학교 수와 학생 수 모두 상대적으로 적지만, 국가 수도로써 밀도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부 수마트라는 자바 섬 외 지역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직업교육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전환에 따른 기술 인력 수요 증가 : 전기차, 디지털 및 녹색산업 중심
인도네시아는 경제구조 전환과 신산업 육성에 따라 전문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직업훈련 및 교육을 통한 지역 인재 육성을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산업계도 필요 인력을 직접 길러내기 위해 직업교육 투자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EV) 산업과 관련 배터리 생태계 투자 확대는 중견 기술자의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가동 중인 서부 자바 까라왕의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 등에서 첨단 장비 운영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현지 인력의 기술 자격 미달로 상당 부분 외부 인력(외국인 및 타 지역 인력)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모로왈리 등 동부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지역에 조성된 대규모 EV 배터리 공장단지에서도 지역 인력의 숙련도가 낮아 상당수를 외부 노동자로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산업과 녹색산업분야의 인력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사이버보안 등 ICT 분야 인재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전체 노동력의 디지털 숙련도는 ASEAN 평균 이하로 낮은 편이다.
이에 인니 정부는 의료기술, 디지털 경제, 신재생에너지 등 유망 분야별로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다수 개설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는 3320개 이상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하여, 해당 산업별 특화기술을 가르치고 현장실습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일자리 수요에 대응해 인력 재교육(reskilling)과 기술 향상(upskilling)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그린잡스(green jobs)”라 불리는 환경·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기관(Bappenas 등)은 “녹색직업 지도(Occupation Map)”를 발간하고 관련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여 교육훈련 체계를 정비했다.
이러한 수요 주도형(skills demand-driven) 접근으로 인니 정부와 산업계는 노동시장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필요 기술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교육과정을 지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월드뱅크도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인니 노동부와 협력하여 노동시장·기술 변환 지원 프로젝트를 가동, 실시간 구인수요에 맞춘 교육훈련 정책 수립을 돕고 있다.
정부 정책 방향 : 직업교육 혁신과 투자 확대
인도네시아는 헌법상 정부 예산의 20% 이상을 교육에 배정하고 있다. 2024년도 교육 예산은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데,이 중 직업교육 분야에도 상당한 재원이투입되어 직업교육 강화를 위한 정책과 다양한 직업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주요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직업학교(SMK) 혁신 및활성화(Revitalisasi SMK) 정책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대통령령 제9호(Inpres No. 9/2016)를 통해 ‘직업학교(SMK)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직업교육 강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 정책의 핵심은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으로의 전환, 현장형 교사 양성, 노후화된 교육 인프라의 현대화로, 이후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MENC)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커리큘럼 재편, 전문과정 도입, 실습 중심의 교육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해왔다.
2022년에는 대통령령 제68호(2022) “직업교육 및 훈련의 활성화(Revitalisasi Pendidikan Vokasi dan Pelatihan Vokasi)”가 제정돼, 직업교육이 국가 인적자원 개발의 핵심 영역으로 격상됐다. 해당 정책은 직업교육의 접근성 확대, 교육의 질 향상, 산학 협력 촉진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2023년 2월 조코 위도도전 대통령이 공식 출범을 선언하며 “공급자 중심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 훈련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 변화는 단발성 정책이 아닌, 인도네시아 직업교육의 구조적인 도약을 의미하며, 인도네시아 기술인력 수요 확대 및 산업 고도화 전략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직업학교(SMK) 지원 프로그램
대표적인 예로, 2021년부터 “SMK 우수센터(Pusat Keunggulan, 이하 SMK PK)” 프로그램이 있다. 동 프로그램은 선정된 직업학교(SMK)에 시설개선비용과 교원연수비 등을 지급하며,3년간 단계적 지원 후 자립 모델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SMK PK 프로그램을 통해 2021~2023년 간 전국 1850개교 이상, 195만 명 이상의 학생이 혜택을 받았으며, 2024년까지 지원대상을 2172개교, 240만 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Merdeka Belajar”(자유학습) 정책의 일환으로 직업학교(SMK) 학생들에게 기업에서의 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최대 1년까지 기업체 인턴십을 학점으로 인정하거나, 학생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할 경우 학습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교육문화부(MENC) 산하 직업교육국(Dirjen Vokasi)을 통해 산학협력 촉진, 자격시험 운영, 교원 산업 연수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기타 직업교육 지원
국영기업(BUMN) 및 정부 부처 연계 취업 프로그램, 산업계 전문가의 학교 특강 등 다각적인 직업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직업교육 5개년 계획에서는 스마트 제조, 디지털 경제, 녹색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강조하며 관련 예산을 집중 투입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기업 및 기관의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시장 협력
이러한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시장에 대해 한국 기업 및 기관들은 어떻게 협력·진출하고 있을까. 최근 대표적인 사례로, ’25년 4월 한국 교육기업 비상교육의 인도네시아 최대 성인 직업교육 플랫폼인 핀타르(Pintar)와의 한국어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휴 계약 체결을 들 수 있다. 핀타르는 약 230만 명의 학습자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대표 직업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비상교육은 핀타르의 플랫폼에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여 인도네시아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교육 접근성을 더욱 확대시킬 예정이다.
한편, 한국의 AI 기술이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플랫폼과 만난 사례 또한 있다. ’24년 1월 한국의 콘텐츠 AI 솔루션 기업 포바이포가 인도네시아 대표 온라인 직업교육 플랫폼 ‘짜깝(Cakap)’과 교육 콘텐츠 영상 화질 개선 및 데이터 전송 효율화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짜깝’은 외국어 및 직업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며 약 4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에듀테크 기업으로, 구인·구직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동 플랫폼에 포바이포는 자체 개발한 화질 고도화 AI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제공해 모바일 기반 교육 콘텐츠의 품질을 높여, 인도네시아 내 직업교육의 접근성 및 안정성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국 에듀기업 메타티비-인도네시아 UI NTC(UI대 간호학부 산하 간호·보건 분야 전문 교육훈련 기관) 컴퓨터·AI 교육 프로그램 협력, 한국 사이버보안 기업 스틸리언-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인도네시아 사이버보안 인력양성 역량강화사업’을 통한 인도네시아 국가사이버보안청(BSSN) 산하 폴리텍 대학과 협력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사점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시장은 젊은 인구와 산업 구조 변화에 힘입어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직업교육의 중심 축인 직업학교(SMK)는 정부 정책에 따라 산업 맞춤형 커리큘럼과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부 주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한국 교육 관련 기업에게도 현지 직업학교(SMK)와의 공동 커리큘럼 개발이나 실습 기자재 공급, 교원 연수 프로그램 운영, SMK 우수센터(SMK PK)와의 연계를 통한 진입 등 다양한 협력 및 진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역별 직업교육 현황 및 정부 제도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인도네시아 직업교육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길 기대해본다.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월드뱅크, WE Forum,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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