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2026년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발표 연기… “지역별 현실 반영한 새 산정 방식 마련”

야시에를리 노동부(Kementerian Ketenagakerjaan) 장관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당초 2025년 11월 21일로 예정되었던 2026년 주단위 최저임금(UMP) 발표를 공식 연기했다.

야시에를리 노동부 장관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존중하고 각 지역의 경제적 현실을 보다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해, 최저임금 산정에 적용될 새로운 공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 헌재 판결에 따른 전면 개편… “전국 단일 인상률 폐지”

야시에를리 노동부(Kementerian Ketenagakerjaan) 장관은 지난 11월 21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헌법재판소(Mahkamah Konstitusi, MK)의 제168호 판결 취지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새로운 임금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판결은 2026년 주단위 최저임금(Upah Minimum Provinsi, UMP)을 포함한 모든 최저임금 산정 시, ‘근로자 적정 생계비(Kebutuhan Hidup Layak, KHL)’를 핵심 변수로 반영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사용되던 2021년 제36호 대통령령(Peraturan Pemerintah, PP) 기반의 산정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결정으로 전국 일률 6.5% 인상이 적용되었던 2025년 UMP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정부는 더 이상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일 인상률 기준을 사용하지 않고, 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새롭게 마련될 임금 산정 공식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경제·사회적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 각 지역의 경제성장률
  • 노동자 생산성
  • 근로자 적정 생계비(KHL)
  • 각 주·군·시 단위 임금위원회(Dewan Pengupahan)의 권한

야시에를리 장관은 “적정 생계비가 얼마인지 추계하기 위해 팀을 구성하여 이를 공식화하고 산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새로운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 지역 자율성 대폭 강화… ‘알파 인덱스’ 조정 및 중앙정부 불개입 원칙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하는 것이다.

노동관계국장 인다 앙고로 푸트리는 “내년부터는 각 주·군·시 임금위원회가 자체 연구를 통해 UMP 인상 권고안을 마련하고, 각 주지사가 이를 최종 결정 및 공표하게 될 것”이라며, “중앙정부는 이 과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적 변화는 ‘알파(alpha) 인덱스’의 조정이다. 기존 산정 공식에서 근로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나타내는 알파 지수는 0.10에서 0.30 사이로 제한되었으나, 앞으로는 이 범위가 확대되어 지역별 재량권이 커진다.

인다 국장은 “경제 성장률이 높은 지역은 더 큰 폭의 UMP 인상이 가능해지고, 반대로 경제 여건이 취약한 지역은 현실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별 경제 격차를 임금 정책에 반영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는 기존 2021년 제36호 대통령령이 규정했던 ‘매년 11월 21일’이라는 UMP 발표 시한에도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준비 중인 규정은 노동부령(Permenaker)이 아닌 대통령령(PP) 형태로 추진되므로, 기존 법령의 시한 규정을 따를 의무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 경영계, “환영하지만… 예측 가능성 확보가 투자 유치의 핵심”

매년 연말 반복되는 최저임금 협상과 정책 변화에 대해 경영계는 우려 섞인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Pengukuhan Pengusaha Apindo 2023-2028. 2023-2028 Apindo 출범식

인도네시아 경영자총회(Asosiasi Pengusaha Indonesia, Apindo)는 이번 조치가 각 지역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임금 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이 투자 환경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Apindo의 밥 아잠 노동담당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임금 관련 규정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기업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투자의 생명은 확실성인데, 매년 깜짝 발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경제 리스크는 관리할 수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규제 변화는 통제할 수 없다”면서, “불안정한 임금 제도가 오히려 인도네시아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계는 향후 임금 결정 체계가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운영되어야만 기업들이 장기적인 고용 및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이는 곧 노동 시장의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야시에를리 장관은 오는 11월 24일부터 전국의 모든 지방노동청장과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최저임금 산정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대통령령 초안은 최종 검토를 거쳐 프라보워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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