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신흥국의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아시아 신흥국 외환위기 재발 우려는 다소 과도’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여건이 연준 주도의 고강도 통화긴축으로 크게 악화되면서 아시아 신흥국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신흥국의 금융 여건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달러화의 초강세에 반해 신흥국 통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 수요 둔화,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 등으로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국제 수지 악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또 자국 통화 가치 방어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해 향후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태국은 외환보유액이 작년말 대비 18.9%, 인도는 15.9%, 필리핀은 12.7%, 인도네시아는 9.7% 감소했다. 말레이시아는 9.2%, 중국은 6.8%, 대만은 1.3% 줄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아시아 신흥국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는 이러한 평가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신흥국은 외환보유액, 외채 등 대외 균형이 비교적 견고한 위치에 있어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외환보유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아시아 신흥국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태국은 외환보유액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외환보유액은 IMF 권고 수준 대비 249.1%를 초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도 100~200% 가량을 초과하고 있고 중국 역시 68.7% 가량 초과 보유 중이다.
최소 3개월 이상의 수입대금 지급이 가능할 정도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는 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는 4.1개월, 인도네시아는 6.1개월, 대만은 15.1개월에 달한다.
보고서는 “현재 일부 국가에서 경상수지 적자를 경험하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고 인도, 필리핀을 제외하면 올해와 내년에도 기존 흑자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과거 외환위기 경험으로 자국 통화 표시 채권 발행을 늘려 자국 통화 약세에 따른 급격한 외채 부담 증가도 일부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별로는 취약 요인이 산재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수출 및 부동산 시장 침체, 부채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 수지 적자로 인해 흑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연준의 통화 긴축 및 유가 반등에 따른 경상수지 추가 악화가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태국은 부채 수준이 높아 국내 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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