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농심·삼양·빙그레·대상, 인니 ‘할랄 무이’ 특수 노린다

CJ·농심·삼양·빙그레·대상 등 국내 식품업계 인도네시아 할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식품을 일컫는다.

할랄 인증은 알코올 성분이 없고, 이슬람식 도축법인 다비하를 거친 소, 양, 산양 등의 고기로 만든 식품만 인증 받을 수 있다. 할랄 인증을 받지 못하면 이슬람 국가에 식품을 수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식품업계는 성장성이 높은 할랄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해외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할랄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무슬림 인구가 2억2960만명에 달한다. 연간 소비하는 할랄 상품과 서비스는 1840억달러(약 261조4640억원) 규모다.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57개국 이슬람국가가 모여 조직한 국제기구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인도네시아 내수 할랄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4.9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식품 역시 관련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할랄푸드 최대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식품 수출 실적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출 판매액은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공식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으로부터 해찬들 고추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핵산과 같은 식품첨가물도 무이 인증을 받았다. 지난 2월 준공식을 가진 베트남 롱안성 껀죽현 소재 키즈나 공장 역시 무이와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증을 통과했다.

할랄 인증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 2020년 2월 무이 인증을 획득한 이후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PT.CJ Foodville Bakery and Cafe Indonesia) 매출은 195억5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31.84% 늘어났다.

지난 2017년 9월 불닭 브랜드 3종에 대한 무이 인증을 받은 삼양식품과 지난해 4월 비건용 채식라면 순라면·신라면·신컵누들·너구리우동·뚝배기라면 등에 대한 무이 인증을 획득한 농심은 현지 라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면 시장 점유율 2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해외 업체는 삼양식품과 농심 뿐이었다. 삼양식품의 인도네시아 라면 시장 점유율은 0.6%,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0.4%다.

2011년 2월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한 대상도 여러 제품에 대한 무이 인증을 획득했다. 종가 김치 7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 브랜드의 대두유, 옥배유, 인스턴트커피 등이다.

인도네시아의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판매 확대를 위해 무이 인증을 위주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는 설명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인도네시아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4.48% 늘어난 941억원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지난 8월 유제품 4종에 대한 무이 인증을 획득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사가하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딸기맛 우유·메론맛 우유·바닐라맛 우유 수출용 제품이 무이 인증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빙그레의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SPC그룹은 인도네시아 무이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향후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통해 동남아 할랄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먹지 않는 돼지고기와 알콜 등의 성분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할랄 인증을 공식적으로 받으면 제품 가치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무슬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유기농 인증 표시가 부착된 제품이 더 인정받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THE G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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