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유독 펩시가 보이지 않는 이유?

이한규 / JIKS 11

펩시(Pepsi)는 미국 펩시코의 자회사 탄산음료 브랜드로, 코카콜라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탄산음료인 만큼 인도네시아에서도 코카콜라와 더불어 즐겨 마시는 탄산 음료 브랜드였고, 몇 년 전까지는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료수였다.

하지만 2019년 10월 10일부터 PT Anugeruh Indofood Barokah Makmur와 ‘펩시코’ 간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펩시코’의 모든 제품 판매가 중단되었다. 펩시의 철수 결정은 오랫동안 협업 해오던 KFC와 피자헛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충격을 주었고 당시에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펩시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2019년 이후 KFC와 피자헛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는, 제공하는 음료를 펩시에서 라이벌 업체인 코카콜라로 대체하였고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 펩시가 2억 7천만 명 인구를 가진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음료 산업에 대한 규정 강화와 엄격한 할랄 인증, 그리고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사업종료가 그 사유이다.

인도네시아 ‘식음료 생산자연합회(GAPMI)’에 따르면 펩시의 철수는 엄격해진 현지 음료 산업에 대한 규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경으로 식품의약처의 소금, 설탕, 지방 성분 등에 대한 표시 의무화, 할랄 인증, 플라스틱 포장 금지규정 등 4가지를 꼽았다.

처음에는 펩시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계약을 종료하고 철수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펩시코 문제로 알려졌으나, 결론적으로 식품 제조 시 원재료 조달 및 제조 과정 전반에서 엄격한 할랄 인증이 필요한데, 이런 환경에서는 사업 유지가 힘들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했다.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판매중인 주요 패스트푸드 외에 코카콜라, 펩시, 환타, 스프라이트 같은 청량음료는 이미 MUI에서 할랄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할랄’이란 이슬람 율법에 의해 허락된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중 무슬림이 87%를 차지하기 때문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절대적으로 판매 수가 높을 수밖에 없으며, 또한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은 비교적 안전하게 제조되었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의 신뢰감 역시 높다.

위 사유로, 사실상 인도네시아 정부의 할랄 인증을 받지 못한 식품은 현지에서 판매하기 어렵고, 판매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지에서는 최근 들어 엄격해진 할랄 인증이 글로벌 업체들의 인도네시아의 음료 시장 진출이나 유지의 커다란 장벽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의 식음료 업체들이 높은 비용과 복잡한 심의 과정 때문에 할랄 인증을 받지 못하여 할랄 인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 다국적 업체들은 시장에서 철수했거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2019년 이후로 펩시코 브랜드의 탄산음료 ‘펩시’, ‘세븐업’, ‘게토레이’ 등을 현지에서 찾기 힘든데, 기존의 문제가 해결되어 하루빨리 인도네시아에서 펩시 음료수가 다시 유통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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