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하원, ‘관광 위장’ 신종 인신매매 경고

인도네시아 공화국 하원(DPR)이 캄보디아 관광 여행을 빙자한 신종 인신매매(TPPO) 범죄의 확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현행 법제도 개선을 통한 선제적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근 온라인 사기 및 불법 도박 조직으로의 송출 수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기존의 행정적 조치만으로는 피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원 제3위원회 소속 압둘라(Abdullah) 의원은 5일(현지시간) DPR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범죄 집단이 고액 연봉 일자리 알선이라는 전통적 수법을 넘어, 해외 패키지 여행이나 휴가 등으로 위장해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종 수법은 피해자가 목적지 도착 후 온라인 스캠 거점에서 강제 노동을 강요당하거나 착취당하는 등 범죄 패턴이 더욱 복잡하고 은밀해졌음을 방증한다.

압둘라 의원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인신매매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응력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예방, 조기 발견, 단속에 이르기까지 상류에서 하류에 걸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단순 출국 심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통신 패턴과 다층적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해 정상적인 여행으로 위장한 인신매매 공작을 식별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발언은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자였던 레니 아구샤(Leny Agusya)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직후 나왔다. 해당 피의자는 왓츠앱 단체 대화방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국민을 모집한 뒤 불법 취업 목적으로 캄보디아에 송출한 혐의를 받는다. 압둘라 의원은 경찰청 범죄수사국(Bareskrim Polri)과 이민총국, 인터폴 간의 공조로 이뤄진 이번 체포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조직화된 신디케이트의 수법 변화를 드러낸 사례임을 지적했다.

이에 하원은 정부 차원의 ‘국가 수법 프로필(National Modus Profile)’ 작성을 제안했다. 그동안 축적된 인신매매 적발 데이터를 국가 위험 지표로 전환하여, 이민청·인도네시아이주노동자보호청(BP2MI)·관세청·공항 당국 등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압둘라 의원은 “감시 시스템이 과거 패턴에 머무는 동안 신디케이트가 새로운 수법을 계속 개발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수사 범위 확대도 요청했다. 압둘라 의원은 “여행 서류 제공자, 경유지 경로 정리자, 자금 출자자, 계좌 제공자, 뇌물 수수 혐의자 등 네트워크 전반을 밝혀내야 한다”며 “현장 행동대원만 처벌해서는 인신매매 네트워크가 더욱 정교한 수법으로 재생산될 뿐이며, 범죄 사슬 전체를 동시에 끊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당국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자국민이 온라인 사기 조직에 유입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출입국 관리 강화 및 대국민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범죄 조직의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하원의 권고처럼 법적·제도적 틀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근절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