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KS 11 / 학년 하헌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승점 3)를 기록하며 최종 34위로 대회를 마감, 32강 진출에 실패하고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대회 탈락의 책임을 지고,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전격 사퇴를 발표하였고,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의 역대급 해외파 ‘황금세대’를 보유하고도 조기에 탈락이 결정되자 국민들의 분노가 커졌으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의 대표팀 부실 운영 및 인사 실패의 의혹 등으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FIFA 랭킹도 하락하였다. 성적 부진의 여파로 한국의 FIFA 랭킹은 32위까지 떨어지며 4년 반 만에 최저 순위를 기록하였다.
그간 홍명보 감독의 투명하지 못한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과 축구협회의 행보를 비판해온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이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1승 2패를 해놓고 남의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이나 콩고민주공화국이 잘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패하고 난 뒤, 각종 커뮤니티와 뉴스에는 한국이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그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가 올라오기도 했다. 9가지 경우의 수 중에서 3가지가 맞아떨어지면 조별 순위 3위로 32강에 진출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중 경우의 수가 맞아들어간 건 딱 하나 스페인 전뿐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002년 4강에 진출했던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귀국 행사도 없이 선수단이 해산되었다. 그런데 더욱 굴욕적인 부분이 있다. 해외 글로벌 매체들은 한국의 32강 탈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 글로벌 매체 ESPN은 28일(한국시간) 한국의 탈락이 확정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우즈벡전 역전승에 대해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벡에게 3-1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월드컵 첫 토너먼트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32강 탈락 소식은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었다.
한마디로 관심이 없다. 영국의 BBC역시 같은 날 ‘콩고민주공화국은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우즈벡을 꺾으면서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진출, 잉글랜드와 월드컵 32강 맞대결을 성사시켰다’고 했다. 역시 한국의 32강 충격 탈락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전 세계 축구 팬과 글로벌 미디어의 눈은 철저하게 ‘토너먼트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이변을 일으킬 것인가’에 쏠려 있다. 때문에 월드컵 탈락이 확정된 한국의 소식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하다.
대부분 해외 매체들은 한국의 32강 탈락에 대해 짧게 소식을 전하거나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에 대해서만 짧게 언급한다. 오히려 카보베르데 같은 약소국의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이 훨씬 더 큰 뉴스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달라진 일본의 위상이다. 일본은 브라질과 32강에서 맞붙었다.
경기를 앞두고 해외 축구 매체의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ESPN과 디 애슬레틱지를 비롯해 스페인 AS지 등은 32강 최고의 매치업으로 평가했다.
ESPN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일본 축구의 시스템은 매우 견고하다. 일본은 월드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브라질전은 최고의 시험대다.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일본이 브라질과 32강에서 일찍 만난 게 아쉬울 뿐’이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이 매체는 ‘조별 예선에서 일본은 매우 탄탄한 조직력을 보였다. 일본과 브라질이 32강에서 만나기에는 너무 매혹적 대진’이라고 했다.
브라질의 압박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도쿄에서 브라질은 일본에게 패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을 얼마나 발전시켰는 지를 알 수 있는 증명의 무대’라고 했다.
AS지는 오히려 브라질의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은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최근 치른 16차례 국제대회에서 단 1차례만 패했다. 1년 전 브라질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이번 매치업에서 진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쪽은 브라질’이라고 했다.
즉, 한국은 졸전 끝에 너무나 초라하게 월드컵 무대에서 사라졌다. 냉정하게 말해 조별 예선 경기력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한국의 32강 탈락이 ‘충격’이 아니라는 글로벌 매체의 반응이다. 사실 큰 관심이 없다.
반면, 일본과 브라질의 32강전은 이번 대회 극초반 토너먼트에서 최고의 빅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다. 전 세계 축구 팬의 시선이 쓸린 경기였다. 일본이 그만큼 조별예선에서 너무나 매력적 경기력을 보였다는 의미다. 그만큼 일본은 세계 축구에서 위상이 올라갔다. 한국과 완전히 다르다.
일본과 브라질의 32강전 결과는 1:2. 전반 29분에 선취골을 넣은 일본이 브라질에게 역전승을 허용하며 석패했다.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이에 앞서서, 2년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뻔했던 제시 마시 감독(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캐나다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마시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스티븐 에우스타키우(30·LA FC)의 ‘극장골’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공동 개최국 캐나다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캐나다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건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전까지는 단 1승도 없었다. 마시 감독은 승리 후 자신을 에워싼 선수들에게 “여러분이 캐나다의 영웅이다.
미래에 이 나라에서 축구를 하는 어린이들의 미래는 여러분 덕에 더 밝아질 것이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크게 외쳤다. 어쩌면 이날 LA에서 열린 캐나다의 조별리그 상대는 남아공이 아닌,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
어쩌면 원정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감독의 따뜻한 격려를 받을 팀이 우리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4년을 기다렸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월드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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