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 2명 사망·건물 붕괴 잇따라… 쓰나미 경보 발령 후 해제
– 세계적 휴양지 라부안바조·롬복서도 관광객 및 투숙객 긴급 대피
– 35차례 이상 강력 여진 지속… ‘불의 고리’ 공포 재현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동부 소순다 열도의 플로레스섬 인근 해역에서 규모 7.7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면서 현지 주민들은 물론 세계적인 휴양지 라부안바조와 롬복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까지 고지대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8분께 인도네시아 동부 누사틍가라티무르(NTT)주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남위 8.374도, 동경 121.358도 지점이며, 진원 깊이는 기관에 따라 10~20㎞로 관측됐다. BMKG는 당초 규모를 7.0으로 발표했다가 분석을 거쳐 7.7로 상향 조정했다.
진앙은 코모도 국립공원의 관문이자 유명 관광지인 라부안바조에서 북동쪽으로 162㎞, 같은 주 엔데에서 북서쪽으로 68㎞ 떨어진 해역이다.
◆ 쓰나미 조기경보 발령에 주민 ‘패닉’… 최소 2명 숨져
BMKG는 본진 발생 2분 만에 NTT주와 누사틍가라바랏(NTB)주 등 인접 연안 지역에 쓰나미 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해변을 벗어나 즉시 높은 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조기경보가 울리자 진앙과 인접한 나게케오, 마우메레, 엔데 등 플로레스섬 전역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집과 일터를 버리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고지대로 달아나고,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자욱한 먼지가 피어오르는 긴박한 현장 영상이 잇따라 게시됐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은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남성 1명과 여성 1명 등 최소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구조대는 무너진 건물 잔해 등을 수색하며 피해 현황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
베르톤 수아르 펠리타 판자이탄 BNPB 조기경보국장은 기자회견서 “구조 작업과 함께 사상자 및 시설물 파손 피해 자료를 집계하고 있다”며 “확인되는 대로 최종 인명·재산 피해 규모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건물 붕괴 및 부상 속출… 35차례 넘는 여진에 공포 극대화
지진의 충격으로 플로레스섬 곳곳에서는 기반시설 파괴와 부상자가 잇따랐다. 마우메레 주민 요한나 엠부 씨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건물의 외벽이 부서져 나갔고 항구 터미널 대기실이 완전히 붕괴했다”고 전했다.
인근 가톨릭 신학교에서는 강당 지붕이 내려앉아 학생과 사제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한 신부가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마우메레의 한 병원 직원 루카스 로타르(31) 씨는 “갑작스러운 강력한 진동에 환자들과 의료진이 혼비백산해 병원 밖으로 뛰쳐나갔으며, 병원 벽 여러 곳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특히 최초 강진 이후 규모 6.1의 강한 여진을 포함해 최소 35차례 이상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공포는 가중됐다. 엔데의 한 주민은 현지 방송 콤파스TV에 “첫 강진 이후에도 수차례 진동이 느껴져 집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 라부안바조·롬복 등 주요 관광지 타격… 관광객들도 긴급 대피
이번 지진의 여파는 인근의 주요 관광지인 라부안바조와 롬복섬까지 미쳤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로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라부안바조에서는 지진의 진동이 약 1분간 강하게 지속됐다. 호텔과 리조트에 머물던 투숙객 및 공항 이용객들은 긴급 안내 방송에 따라 건물 밖 공터와 언덕 등 안전지대로 황급히 대피했다.
진앙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휴양지 롬복섬 및 인접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되며 해안가 리조트에 투숙 중이던 관광객들이 쓰나미 경보에 맞춰 고지대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현지 여행업계와 재난당국은 주요 관광지 내 여행객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이후 BMKG는 연안에서 위협적인 수준의 해수면 변동이 관측되지 않자 쓰나미 경보를 전면 해제했다. 위자얀토 BMKG 지진·쓰나미 담당 국장은 “쓰나미 경보는 해제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수면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국인 호주 쓰나미경보센터 역시 본토나 주변 도서 지역에 대한 쓰나미 위협은 없다고 발표했다.
◆ ‘불의 고리’의 상흔… 반복되는 지진 공포
인도네시아는 태평양판, 인도-호주판, 유라시아판 등 여러 지각 판이 맞물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국내에서는 수년에 한 번 발생하는 규모 5.0 이상의 중강도 지진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로 지각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 반다아체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초대형 강진과 뒤이은 대규모 쓰나미로 인도네시아에서만 약 17만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재난당국은 이번 지진의 추가 여진 가능성을 경고하며 해안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와 각별한 주의를 거듭 당부했다. (연합뉴스 /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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