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가채무 GDP 대비 40% 돌파…무디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인도네시아 국가채무 GDP 대비 40%

재정 적자·포퓰리즘 정책 우려에 국제 신평사 일제히 ‘경고등’

정부 “다난타라청 역할 정립 및 재정 규율 준수로 우려 해소할 것”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40%를 넘어서며 40.08%를 기록했다. 이에 무디스(Moody’s)와 S&P 등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재정 건전성 악화와 정책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즉각 해명에 나서며 정책적 수단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무디스, 성장률 호조에도 등급 전망 강등… “재정 불확실성 커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레이팅스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aa2(투자적격등급)’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2025년 경제성장률이 5.11%로 양호하게 발표된 날 나온 결정이라 충격은 더했다.

무디스는 이번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재정 정책 및 거버넌스의 불확실성 확대를 꼽았다. 특히 정부의 재정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부채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정부의 정책 소통이 비효율적이며,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도 리스크를 키우고 금융 및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낮은 세입 기반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한 정부 지출이 과도하게 집행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재정 불균형을 경고했다.

실제로 2025년 인도네시아 국가예산(APBN) 적자는 GDP 대비 2.92%로 마감됐는데, 이는 법정 한도인 2.53%를 초과한 수치다. 여기에 무료 영양 급식(MBG) 프로그램과 국민주택 건설 등 대규모 포퓰리즘 성격의 재정 지출이 예고되면서, 기존 예산의 삭감이나 우선순위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새롭게 출범한 국부펀드 ‘다난타라(Danantara)’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무디스는 “설립 초기인 다난타라의 야심 찬 자금 조달 계획과 거버넌스가 아직 불명확하다”며 “향후 이 슈퍼홀딩스 국영기업의 제도적 발전 방향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S&P·피치도 우려 표명… “신용등급은 글로벌 금융 여권”

다른 신용평가사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번에 등급을 조정하지는 않았으나, 앞서 “강력한 세입 개혁 없이 재정 적자와 부채 비율이 계속 확대될 경우 신용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역시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지난해 프라보워 정부의 핵심 공약인 무료 영양 급식 프로그램이 중기적 재정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단순한 지표를 넘어 해당 국가가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비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한 경제 전문가는 “신용등급은 글로벌 금융 여권과 같다”며 “등급 전망 하향은 외국인 직접투자(FDI) 감소와 자본 유출을 초래해 인도네시아 경제 펀더멘털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경제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도 있다. 2025년 4분기 GDP 성장률은 5.39%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연간 성장률도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부채 비율 40% 역시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정부 “구조적 강점 여전… 다난타라 통한 투자 확대로 돌파”

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하료 리만세토 경제조정부 대변인은 8일 성명을 통해 “무디스의 평가는 천연자원, 인구 보너스, 신중한 통화 정책 등 인도네시아의 구조적 강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료 대변인은 “이미 시행 중인 정책과 제도적 틀의 발전을 통해 제기된 우려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부의 대응책 핵심은 국부펀드인 ‘다난타라’의 역할 정립이다.

정부는 다난타라의 국영기업 규제 기능과 운영 기능을 명확히 분리하는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예산(APBN)은 필수적인 국정 과제에 집중하고, 대규모 개발 자금은 다난타라를 통해 조달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이다.

하료 대변인은 “이러한 자금 조달 역할 분담을 통해 국가예산 적자를 GDP 대비 3% 미만으로 억제하고 재정 규율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2026년 적자 목표 역시 2.68%로 설정해 재정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무료 영양 급식(MBG)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단순한 소비성 지출이 아닌 인적 자원에 대한 전략적 투자”라고 규정했다. 정부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 2만 2천여 개의 공동체 주방을 통해 5천500만 명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감독청(OJK) 및 증권거래소(BEI)와 협력하여 자본 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고, 2026년 3월 새로운 자본 시장 규제안을 발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하료 대변인은 “시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난타라와 금융 당국이 정책의 확실성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설명하며 신뢰를 쌓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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