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자카르타 최저임금, ‘마의 600만 루피아’ 선 넘나… 노사정 ‘폭풍전야’

자카르타 중심부에 있는 호텔인도네시아 분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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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고물가·생활고 감안해 10% 인상 불가피” 총공세… 600만 루피아 육박 요구
프라모노 주지사 “성급한 결정 없다… 기업 생존과 근로자 복지 사이 균형점 찾을 것”
중앙정부 KHL 조사 완료, 12월 말 최종 담판… 인상 폭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 예고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2026년도 최저임금(UMP) 결정을 앞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이유로 노동계가 ‘600만 루피아 시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주 정부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노사정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노동계 “살인적 물가, 10% 인상해야”… ‘600만 루피아’ 배수진

5일 현지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자카르타 노동계는 2026년도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에 약 10%의 인상안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노동조합 측은 식료품 및 주거비 등 생활 물가 급등으로 인해 실질 소득이 감소했다며, 대폭적인 임금 인상 없이는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노동계의 10% 인상 요구가 전면 수용될 경우, 2025년 기준 5,396,761루피아(한화 약 47만 원)였던 자카르타의 최저임금은 단숨에 600만 루피아(약 52만 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2025년도 인상분이 전년 대비 약 30만 루피아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인 인상 폭이다. 노동계는 이번 협상을 통해 600만 루피아라는 상징적인 저지선을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 프라모노 주지사 “데이터 기반 신중 접근… ‘포퓰리즘’ 경계”

이 같은 노동계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카르타 주 정부는 ‘선(先) 검토 후(後) 결정’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라모노 아눙(Pramono Anung) 자카르타 주지사는 지난 4일 중부 자카르타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2026년 UMP 인상 폭은 노사정 3자 협의체(Tripartit)가 제출할 모든 데이터와 권고안을 면밀히 분석한 뒤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현재 정부, 경영계, 노동계 대표로 구성된 임금위원회로부터 공식적인 자료나 보고를 받지 못한 상태임을 강조하며, 섣부른 추측이나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저임금 결정은 근로자의 복지 향상이라는 당위성과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현실적 과제, 이 두 가지 핵심 축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라며 “실무팀의 포괄적인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노동이주에너지국(Disnakertransgi) 역시 주지사의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샤리푸딘(Syaripudin) 국장은 서면 성명을 통해 “UMP 책정은 단순히 숫자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의 상호 이해를 구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며 절차적 정당성과 충분한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중앙정부 ‘적정생활비(KHL)’ 조사가 최대 변수… 연말 ‘운명의 시간’

이번 최저임금 협상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중앙정부의 움직임이다. 인도네시아 노동부(Kemnaker)는 최근 자카르타를 포함한 전국 단위의 ‘적정생활비(KHL·Kebutuhan Hidup Layak)’ 조사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KHL은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산출한 지표로, 최저임금 산정의 핵심 근거로 활용된다.

야시에를리(Yassierli) 노동부 장관은 “이번 KHL 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별 인상률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인상 폭이 지난해보다 높을 수도, 혹은 낮을 수도 있다”고 언급해 불확실성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히 전년도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만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금을 책정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노동부는 2026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늦어도 올해 12월 31일 이전에는 내년도 UMP를 확정 고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연말, 600만 루피아 돌파를 노리는 노동계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경영계, 그리고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정부 간의 치열한 수싸움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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