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으로 2개월 일찍 세상에 나와…인큐베이터서 안정된 상태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섬 나게케오 지역에 사는 마리아 플로리다 노고 켈렌(39)은 지난 15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7.7 강진이 발생했을 때 병원 수술실에 누워 있었다.
합병증으로 뱃속에 있던 넷째 딸이 예정일보다 2개월 일찍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하필 강진으로 병원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고, 수술실에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았다.
나게케오 지역은 진앙지와 가까워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의료진은 산모와 새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손전등을 켜놓고 분만을 계속 시도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요나 사라 파르데데는 18일 로이터 통신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며 분만이 늦어지면 산모가 치명적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작은 미숙아여서 분만 수술이 어려웠다. 평소에도 힘든 수술이지만 강진까지 발생해 아비규환인 상황이어서 의료진도 겁이 났다.
요나는 “‘제발 도와주세요. (지금) 우리에게는 인공호흡기조차 없습니다’라며 신에게 기도했다”고 떠올렸다.
‘불의 고리’가 요동쳐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희망은 남아 있었다. 마리아는 의료진의 헌신적 도움으로 무사히 넷째 딸을 출산했다.
강진이 일어난 상황을 이겨내고 태어난 미숙아의 이름은 ‘겜피타'(Gempita)로 지어졌다. 인도네시아어로 지진을 뜻하는 ‘겜파'(Gempa)와 비슷하다.
마리아는 “수술 중에는 두렵지 않았다”며 “아이들을 위해 (엄마는) 건강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여진이 계속 일어나는데도 필사적으로 수술해 준 의료진에 정말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1.3㎏에 불과한 겜피타는 임시 진료소인 야외 텐트에 설치된 인큐베이터 안에서 현재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5시 58분께 동부 소순다 열도에 있는 누사틍가라티무르주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지금까지 플로레스섬에서 68명이 숨지고 213명이 다쳤다. 또 주택 4천500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으며 이재민 1만9천명가량이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한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반다아체 해상에서 규모 9.1 강진이 일어난 뒤 거대 쓰나미가 휩쓸어 17만명이 숨졌다.
200만명이 사는 플로레스섬에서는 1992년에도 규모 7.7의 강진 후 쓰나미가 덮쳐 2천500명가량이 사망했다. (사회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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