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재무장관 전격 교체…금융시장 ‘패닉’

dollar 달러 루피아

프라보워 신정부, 스리 물랴니 후임에 푸르바야 임명…루피아화 가치 급락, 증시 하락세

정책 불확실성 증폭에 투자 심리 위축…시장, 신임 장관의 재정 운용 능력 주시

인도네시아의 새 정부가 출범하며 재무장관을 전격 교체하자,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오랜 기간 안정적인 재정 정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장관이 퇴임하고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신임 장관이 임명되면서, 향후 재정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가 급락하고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즉각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 재무장관 교체 소식에 금융시장 ‘출렁’

지난 8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행정부 시절부터 재무부를 이끌어 온 스리 물랴니 장관의 후임으로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전 예금보험공사(LPS) 사장을 공식 임명했다.

푸르바야 신임 장관은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의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부정적이었다. 재무장관 교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9일 오전, 자카르타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루피아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달러당 16,310루피아에서 185포인트(1.13%) 급등(루피아 가치 하락)한 16,495루피아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재정 수장의 정책 방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

증시 또한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장관 교체 소식이 전해진 당일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IHSG)는 1.28% 하락한 7,766.84로 장을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높은 신망을 받아온 스리 물랴니 장관의 부재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안정의 상징’ 퇴임과 정책 불확실성 대두

스리 물랴니 전 장관은 세계은행(World Bank) 전무이사를 역임하는 등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경제 전문가로, 지난 8년간 인도네시아의 재정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 속에서도 신중하고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인도네시아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시장은 그의 교체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임 푸르바야 장관의 정책 성향과 재정 운용 철학이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대규모 재정 지출 프로그램(무료 점심 및 우유 배급 등) 이행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외환 분석가는 “재무장관 교체 소식이 확인된 직후 IHSG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번 사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 루피아화 약세는 새 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기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관망세와 부정적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 신임 장관의 과제…시장 신뢰 회복이 급선무

금융시장의 혼란 속에서 푸르바야 신임 장관은 취임 직후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경제 주체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정책 조율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겠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구체적인 청사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규모 재정 지출 공약을 이행하면서도 국가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재정준칙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단기적 향방은 푸르바야 신임 장관의 정책 행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임 장관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기적으로 루피아화 환율이 달러당 16,350~16,550루피아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며, 당분간 시장이 신임 재무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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