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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인도네시아-뻐르따미나 간 B2B 협상 지연, 시민 불편 가중
정부 “기업 간 문제, 개입 불가”… 연말 앞두고 공급 정상화 촉구 목소리 높아져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다국적 에너지 기업 쉘(Shell)의 주유소 다수가 휘발유 재고 소진으로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공급 차질은 쉘 인도네시아와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PT 뻐르따미나(PT Pertamina) 간의 기초유(Base Fuel) 구매 협상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연말을 앞두고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상 결렬로 인한 ‘휘발유 품절’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쉘 인도네시아와 뻐르따미나의 자회사인 PT 뻐르따미나 파트라 니아가(PT Pertamina Patra Niaga) 간에 진행 중인 기업 간 거래(B2B) 협상의 난항이다.
쉘은 인도네시아 내 주유소에 공급할 기초유를 뻐르따미나로부터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양측은 가격 조건, 품질 기준 등 핵심적인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조속한 구매 이행 촉구에도 불구하고, 쉘은 뻐르따미나가 이미 항구에 준비해 둔 기초유 10만 배럴의 인수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공급 차질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자카르타 내 거의 모든 쉘 주유소에서는 주력 상품인 ‘쉘 슈퍼(Shell Super)’ 옥탄가 92 휘발유가 완전히 품절되었다.
쉘 인도네시아 공식 웹사이트 공지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현재 반튼(Banten)주와 서부 자바(Jawa Barat)주의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실정이다.
다만, ‘쉘 V-파워 디젤(Shell V-Power Diesel)’과 같은 경유 제품군의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유소 내 편의점, 윤활유 교환소, 전기차 충전소 등 부대시설 역시 정상 운영 중이다.
‘품질’ 강조하는 쉘 vs ‘준비 완료’된 뻐르따미나

양측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잉그리드 시부리안(Ingrid Siburian) 쉘 인도네시아 사장은 지난 9월 3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수입 기초유 공급과 관련한 B2B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공급될 유류의 규격 및 품질이 쉘의 글로벌 안전 표준과 고품질 연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부 및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품질 기준이 협상의 주요 쟁점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쉘 주유소 네트워크에 휘발유 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뻐르따미나는 쉘을 포함한 민간 사업자들을 위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라오데 술라에만(Laode Sulaeman)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석유가스총국장은 “뻐르따미나는 이미 항구에 10만 배럴의 물량을 확보하고 민간 사업자들이 인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며, 공급 차질의 책임이 사실상 인수를 보류하고 있는 민간 사업자 측에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 “시장 원리상 직접 개입 어려워”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기업 간의 계약 문제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개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라오데 술라에만 총국장은 “유류 공급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민간 기업과 뻐르따미나 간의 상업적 합의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는 양측의 신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시장 원리를 존중하여 가격이나 계약 조건에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편, 이번 공급 차질은 쉘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 주유소 사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BP-AKR, 엑슨모빌(ExxonMobil) 등 다른 주요 민간 사업자들 역시 뻐르따미나와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기초유 인수를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뻐르따미나의 기초유 구매 계약을 체결한 곳은 비보 에너지 인도네시아(Vivo Energy Indonesia)가 유일하며, 약 4만 배럴을 구매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연말 성수기 앞두고 소비자 우려 증폭
연말연시 휴가철을 앞두고 차량 이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지역의 주유소 공급망 마비가 장기화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물류 운송 등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쉘과 같은 주요 브랜드 주유소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은 대체 주유소를 찾아 나서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주유소로 차량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인도네시아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국영기업인 뻐르따미나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민간 사업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단순한 중재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유류 수급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측의 협상 결과에 인도네시아 에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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