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시위 확산에 투자 심리 급랭…루피아화 가치 하락 및 국가 신용 위험도 동반 상승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금융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8월말 대규모 시위의 여파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불과 사흘 만에 약 17조 루피아(한화 약 1조 4,3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외국인 자본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등 ‘자본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 전반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으며, 루피아화 가치 하락과 국가 신용 위험도 상승으로 이어지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사흘 만의 대규모 자금 유출…불안 심리의 방증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지난 9월 7일 발표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1일부터 3일까지 단 3거래일 동안 총 16조 8,500억 루피아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 이탈의 배경에는 최근 국회의원 수당 인상안과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격화된 데 따른 정치적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람단 데니 프라코소 BI 커뮤니케이션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금 유출의 구체적인 내역을 밝혔다. 그는 “비거주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3조 8,700억 루피아, 국채(SBN) 시장에서 7조 6,900억 루피아, 그리고 중앙은행 루피아 증권(SRBI) 시장에서 5조 2,900억 루피아를 각각 순매도했다”고 설명하며, 자금이 주식, 채권, 단기 증권 등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빠져나갔음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올해 들어 9월 3일까지 누적된 외국인 순유출액은 총 90조 1,400억 루피아로 불어났다. 특히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과 단기 자금 시장인 SRBI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SBN) 시장은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68조 200억 루피아의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어, 장기 투자자들은 아직 인도네시아의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거시경제 지표 ‘빨간불’…루피아 약세와 CDS 프리미엄 상승
급격한 자본 유출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 즉각적인 충격을 가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9월 3일 기준 71.57bp로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내재된 위험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명백한 신호다.
통화 가치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달러 대비 루피아화 환율은 9월 4일 기준 달러당 16,430루피아로 마감하며 전날 대비 가치가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와 맞물려 루피아화에 대한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루피아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외채 상환 부담을 늘려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35%로 소폭 하락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경기 둔화를 우려해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로 일부 수요가 몰렸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현재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뒤섞인 복합적인 국면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 중앙은행, 시장 안정화 총력…정책적 대응 주목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프라코소 국장은 “중앙은행은 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유지하고 대외 건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최적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포함한 유동성 공급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상황이 금융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의 시위 국면을 어떻게 관리하고, 시위대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인 자본 유출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적 대응 능력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이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 인도네시아 BCA 0657099868 CHONG SUN * 한국 계좌번호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속보] 2026년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발표 연기… “지역별 현실 반영한 새 산정 방식 마련”](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4/12/▲야시에를리-노동부-장관-180x135.jpg)









![[KOTRA] 2025 인도네시아 외국인투자 관련 규정 변경 안내](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1/11/KOTRA-180x124.jpg)






![[기획] 투자청, 외투기업(PMA) 최소 자본금 Rp.100억에서 25억으로 대폭 인하… “비자 단속 숨통” 세부조항](https://haninpost.com/wp-content/uploads/2025/11/투자조정청BKPM은-2025년-10월-2일부터-발효된-새로운-규정을-통해-외국인-투자-법인-PMA-설립-최소-납입-자본금-요건-완화했다.-180x135.jpeg)


























카톡아이디 hanin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