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영상] 인니 축구 새역사 쓴 신태용 “다음 시나리오? 한국과 8강 격돌!”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2023 아시안컵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기 마울라나 비크리. 2024.1.23

“제 다음 시나리오요? 한국과 8강에서 멋진 승부 한 번 펼쳐보는 겁니다!”

인도네시아를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16강에 진출시킨 신태용 감독이 두 번째 기적을 준비한다.

인도네시아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행 ‘막차’를 탔다.

이 대회에서는 2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데 각 조 1∼2위, 그리고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D조 3위를 확정한 인도네시아의 운명은 25일 F조 오만-키르기스스탄 경기 결과에 따라 갈리게 돼 있었다.

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야 인도네시아가 16강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신 감독은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너무나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키르기스스탄과 오만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같은 조인데, 얼마 전(지난해 11월) 맞대결에서 키르기스스탄이 1-0으로 이긴 전력이 있어 키르기스스탄이 쉽게 지지는 않을 거라고 봤다. 5대 5 확률로 무승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돌아봤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신태용 감독
팬들에게 인사하는 신태용 감독

(도하=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경기가 끝난 뒤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4.1.24

후반 35분 키르기스스탄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었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1-1일 된 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신 감독은 크게 마음을 졸였다.

신 감독은 “솔직히, 한국 감독 할 때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은 것 같다. 정말 힘들었다”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신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등 예상을 깨는 결과를 많이 만들어냈다. 그의 이름 앞에 ‘운장’, ‘난놈’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이번에도 바늘구멍 통과하는 수준의, 희박해 보이는 가능성을 결국에는 현실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행운을 기대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지난한 작업을 해낸 것 역시 신 감독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리그 수준이 낮아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자료를 보면, 인도네시아 리그가 동남아에서 6위 정도고 아시아 전체에서는 23위 정도”라면서 “리그 자체가 약하다 보니 대표팀이 태생적으로 빨리 성장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전폭적으로 나를 지원해줬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선수 기량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다시 새 역사에 도전한다.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호주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다툰다.

만약 호주를 물리친다면 8강에서 한국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결한다.

신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제대로 부딪쳐 보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는 “우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6위고, 호주(25위)와 한국(23위)은 30위권 팀이다. 월등히 실력 차가 난다”면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실수 하나에 승부가 좌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호주전을 잘 치러 좋은 결과를 내고, 한국도 사우디를 상대로 좋은 경과를 내면, 8강에서 한국과 멋진 승부 한 번 펼쳐 보이고 싶다. 그게 내 다음 시나리오다”라고 힘줘 말했다.

신 감독은 옛 제자들이기도 한 태극전사들을 향한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졸전을 거듭한 끝에 E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력을 질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크다.

신 감독은 “한국 정도 되는 팀은 조별리그보다는 토너먼트에 초점을 맞춰서 대회를 준비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은 토너먼트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면서 “더 집중하고 준비 잘했으면 좋겠다. 축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생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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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2023 아시안컵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기 마울라나 비크리. 2024.1.23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2023 아시안컵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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