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 GMIS 11
지난 22일 한국 화성시에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BC News 코리아’에 따르면 역대 한국 화학업계에서 발생한 사고 중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참사로 기록되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현장에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그중 23명이 숨졌다.
작업장 내부 CCTV에 따르면 화재는 하나의 리튬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서 시작되었다. 첫 발화 후 진화에 실패하면서 불과 15초 만에 다른 배터리로 번져 연쇄 폭발로 이어졌다. 배터리 하나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진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다.
첫 발화 당시 직원 중 한 명이 소화기를 가져와 뿌리는 것이 목격되었지만 불은 잡히기는커녕 더 커지면서 주변에 번졌다. 그 이유는 소화기 안에 있었다.
화재 종류별로 적합한 소화 약제를 쓰는 전용 소화기가 있다. 급에 따라 알맞은 소화기를 사용해야 한다. 화재 종류는 일반 화재 (A급), 유류 화재 (B급), 전기 화재 (C급), 금속 화재 (D급), 그리고 주방 화재 (K급)이 있는데, 이에 따라 알맞은 소화기 종류만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공장에는 리튬 화재에 적합한 소화기인 금속 화재 소화기 (D급) 가 5대밖에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고 밝혀졌다.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더불어 직원이 초기 진압을 위해 뿌렸던 소화기는 일반 소화기였는데, 화재 종류에 맞지 않는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을 더 키울 수 있는 행동이다.
현재 국내에 형식 승인과 기술 기준이 마련된 전용 소화기는 4가지에 그친다. 5가지의 소화기 중 D급 소화기는 빠져있다. 숭실대학교 소방방재학과의 이창우 교수에 따르면, 금속마다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모든 금속을 다 진압할 수 있는 소화약제가 세계적으로 없다.
이 사고로 인해 소방당국은 D급 소화기의 형식승인과 기술 기준을 개정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는 분말 소화기, 이산화탄소 소화기, 할로겐 소화기, 와 K급 소화기 모두 구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 B, C, 와 K급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금속 화재 (D급)와 같은 특정 위험에 맞춘 전문 소화기도 있지만, 이는 덜 일반적이고 더 특수한 경우에 사용되므로 그 수가 일반 소화기보다 적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도 화재 사고를 피할 수는 없었다. ‘CNN Indonesia’에 따르면, 2021년 한 해에만 17,768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잘못된 소화기 종류 사용으로 인해 불이 더 세게 번진 사건은 2015년에 인도네시아 Tanjung Priok에서도 발생했다.
화재는 위험 물질이 들어있는 컨테이너에서 시작되었는데, 화학물질이 불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곧 주변에 있는 다른 컨테이너와 창고로 확산하었다. 항구에는 화학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특수 소화기나 장비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만, 이 경우 그렇지 못했다. 현장에 구비되어 있던 일반적인 물 소화기나 건조 화학 분말 소화 시는 특정 화학물질과 반응하여 더 큰 화재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더불어 화학물질 화재는 일반 화재보다 진압하기 어려웠고, 유독가스 폭발의 우려로 소방관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고 화재를 진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 사고는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물질적 피해가 컸다.
이러한 화재 사건은 특히 화학물질을 다루는 장소에서 적절한 소화기와 소방 장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화재에서 적절한 장비를 사용하여 초기 진압을 하지 않으면 화재는 빠르게 확산되어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종류별 소화기 준비, 소방 교육과 훈련, 그리고 화재 예방 시스템 강화와 같은 조치를 통해 이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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