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는 이제 안녕,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

(사진 출처: 시사저널)

이다연 / JIS 10

4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인 ‘Hari Raya Idul Fitri,’ 일명 르바란 연휴가 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은 이 기간에 발리와 같은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이렇게 휴가를 즐기러 간 아름다운 바다에서, 쓰레기 더미를 마주한다면 어떨까? 발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특히 코로나가 끝나가는 요즘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발리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명성이 무색하게도 발리 해변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들이 쌓여있다고 한다. 조선일보가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들이 바다에 투기한 쓰레기는 연간 62만 톤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이러한 바다 쓰레기들은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세계자연기금, (WWF) 이 발표한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전체 바닷새의 90%,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해양생물뿐만 아니라 인간도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한다.

이렇게 유해한 바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13년, 용감한 10대 소녀들이 나섰다. 발리에서 태어난 멜라티 위즌 (Melati Wijsen)은 그 당시 12살이었다.

그녀는 발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여동생과 함께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 (Bye Bye Plastic Bag, 이하 BBPB)’이라는 환경 단체를 설립했다. 발리의 바다를 더럽히는 많은 쓰레기 중에서 비닐봉지(플라스틱 백)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멜라티 위즌은 발리에 플라스틱 백 사용 금지법을 만들기 위해 SNS와 발리 공항에서 사람들로부터 서명받았다. 약 10만 명이 참여한 서명을 모아 발리 정부에 보냈지만, 플라스틱 백 사용 금지법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멜라티 위즌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지사를 만나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자 단식 투쟁 셋째 날, 발리 주지사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마침내 플라스틱 백을 유료로 제공한다는 법을 만들게 되었다.

BBPB 측에 따르면 그들은 수많은 학교에서 프레젠테이션과 워크숍을 진행했고, 해안 청소를 실행했다. 또한, 35,000개 이상의 에코백을 사람들에게 제공했고, 플라스틱이 없는 마을을 만들었으며, 지역 및 국가 정부와 환경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성인이 된 지금도 멜라티 위즌은 세계 각국을 다니며 환경운동에 힘쓰고 있는데, 세계적인 연설 매체인 테드(TED)에도 출연했고, 포브스(Forbes), 비비시(BBC) 등 언론 매체와도 인터뷰했다.

2018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환경부 장관을 만나고, 환경 문제와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녀가 만든 단체 BBPB는 발리를 넘어 전 세계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르바란 연휴 동안 발리에 방문한다면 아름다운 자연에만 감탄하지 말고, 이것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급적 친환경적 제품을 사용하고 바닷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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