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팜유의 두 얼굴

윤예준 / JIKS / 10학년

올해 초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으로 전세계 식품업계를 비상사태로 만들면서 인도네시아의 팜유가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생산국인 팜유는 팜나무 열매를 쪄서 압축해 얻은 식물성 기름이다.

공기 중에서 쉽게 산패되는 다른 식물유와 달리 상온에서도 산화안정성이 높아 유통이 용이하고, 원료인 팜열매는 다른 식물성 기름의 원료인 콩, 해바라기씨보다 동일한 면적에서 재배량이 10배 이상 많기 때문에 식용은 물론, 가공용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팜유 생산량의 80%는 마가린, 튀김용유, 버터 대체용 등 식용유지로, 20%는 화장품, 화학, 제약, 바이오디젤 등 비식용 소비재의 원료로 사용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슈퍼마켓에 진열된 제품 중 절반이 팜유를 포함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팜유 농장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삼림 벌목, 화전, 온실가스 배출, 생물다양성 훼손, 유독성 살충제 및 화학비료로 인한 수질오염과 독성물질 노출 등 심각한 환경오염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팜유 농장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의 15%가 파괴됐다고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일부 기업들은 팜유 농장을 빨리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에 불법으로 불까지 질렀다. 인도네시아의 헌법은 땅에 대한 사람들의 권리 특히, 한 지역에서 오래 산 선주민들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데 팜유회사가 값싸고 손쉬운 방식으로 산지를 정리하기 위해 고의로 방화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인도네시아에서 최악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팜유 농장 지대에서 상당수의 화재지점(hotspot)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대규모 산불의 유독성 연기로 50만 명이 호흡기 질환에 걸렸고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팜유 농장 때문에 보르네오섬에서만 16동안 약 10만 마리의 오랑우탄이 사라졌고 수마트라 코끼리 서식지의 69%가 사라졌다. 팜유를 얻기 위해 지구의 허파에 불을 지르고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과 동물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팜유의 56%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mbc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대상 등 다수의 한국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팜유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사업장에서도 환경파괴, 토지 분쟁으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갈등 및 노동권 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요가 줄지 않는 상태에서 팜유 농장을 무조건 없앨 수는 없다. 이에 인도네시아 단체를 비롯해 국제환경단체가 요구하는 것은 팜유 생산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농장확장을 금지하고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팜유 생산을 하자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보다 넓은 면적의 팜유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더 적다고 한다. 면적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향상시키는 것만으로도 팜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권을 존중하고, 숲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야 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 연료 같은 비식품 용도로 식물성 기름을 쓰는 것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팜유를 가공하는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생산단계만 이루어지고, 이 중 80%가 세계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의 수요만을 고려해 무분별하게 농장을 확장할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가공 산업 분야의 발전 시키는 것 또한 필요하다. 환경보호적이고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통하여 더 이상 인도네시아의 삼림과 주민, 동물들이 희생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