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수질 ‘적신호’… 생활하수가 주범, 수자원 전반 ‘심각한 오염’ 단계

자카르타주 환경국(Dinas Lingkungan Hidup, DLH)은 ‘2025년 자카르타 DKI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2025.11.25

자카르타 환경국·주요 대학 공동 조사 결과 발표 페놀·대장균 등 기준치 대폭 초과…
시민 보건 위협 “무단 투기 근절 및 정화시설 확충 등 근본적 대책 시급”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의 수질 오염 실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과 호수는 물론 식수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하수까지 생활하수로 인해 광범위하게 오염되어, 시민들의 건강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자카르타주 환경국(Dinas Lingkungan Hidup, DLH)은 지난 25일 동부 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 농업대학교(IPB), 인도네시아 대학교(UI), 반둥 공과대학교(ITB) 등 주요 학계와 공동으로 수행한 ‘2025년 자카르타 DKI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카르타 시내의 하천, 호수, 저수지, 지하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자원이 환경 기준상 ‘심각한 오염’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자카르타 환경국 두디 가르데시 아시킨(Dudi Gardesi Asikin) 부국장은 “수질 검사 결과 페놀, 총인(T-P), 총질소(T-N),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등의 수치가 환경 허용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장균과 분변성 대장균 농도가 매우 높게 측정되었는데, 이는 시민들의 보건 위생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당국은 이번 수질 오염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소위 ‘그레이워터(Greywater)’라 불리는 생활하수를 지목했다. 욕조, 세면대, 세탁기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별도의 정화 과정 없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관습과 중소기업(UMKM) 및 주거단지의 미비한 폐기물 처리 체계가 오염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학계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분석도 이어졌다. IPB 대학교 환경연구센터(PPLH)의 리얀토노(Liyantono) 박사는 자카르타의 하천을 6개 유형으로 분류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유속이 느린 치뎅(Cideng) 강과 같은 경우 유입 수량의 대부분이 생활하수로 구성되어 있어 오염도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하수의 오염 실태다. 인도네시아 대학교 기술연구소(Lemtek UI) 연구팀은 주민들이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분변성 대장균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령(2023년 제2호)에 따라 수질 안전상 절대 검출되어서는 안 되는 항목이다.

연구팀은 조사 과정에서 생활하수관이 분뇨 배수관과 혼합 설치된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지적하며, 배관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도 함께 제기했다.

도심 내 호수와 저수지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IPB 대학교 자에날 아비딘(Zaenal Abidin) 박사는 라와 케파(Rawa Kepa) 저수지의 사례를 들며,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은 노상 배변 관습과 더불어 생활하수 및 각종 오수가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수원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자카르타의 수질 오염 문제가 단순한 인프라 부족을 넘어 시민들의 행동 양식 및 환경 의식 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자카르타의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공용 정화조 보급 확대와 같은 물리적 대책뿐만 아니라,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 구축 및 시민 의식 개선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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