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 글로벌리더의 꿈을 이뤄가는 국제학교 졸업생 3인의 대학입시 노하우 전격공개

조형준 졸업생(왼쪽)과 Rania 졸업생(오른쪽) (출처: SWA 인스타그램)

김재이 / Sinarmas World Academy 9학년

세계 유수의 교육 컨설턴트 ISC Research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초중고 236,000개의 학교들 중에서 약 195개교만이 국제학교로 인정된다.

학구열이 높은 아시아에 위치한 국제학교의 1년치 학비는 평균 1~2천만원을 훌쩍 넘는다. 국제학교의 학비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와 달리 학교 설립과 운영에 관한 모든 비용이 학비로 충당된다. 여기에 설립자와 운영자의 교육 철학과 상업적 이익의 목적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교육 시스템은 구시대적이고 교사중심적인 교육과정, 그리고 넓은 국토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인력 등의 이유로 부진한 편이다.

스리 물리야니 재무장관은 2018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제 1회 세계창조경제회의(WCCE)에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종종 비판적인 사고 기술과 공감력이 부족하다”며 인도네시아의 교육 시스템을 지적했다. 스리 장관은 “인도네시아 연평균 예산의 약 20%가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투입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를 정규 교육 이외에도 직업 훈련까지 확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비싼 수업료를 감당하며 국제학교에서 공부할 가치가 있을까? 충분히 생각해 봤을 법한 질문이다. 땅그랑에 위치한 Sinarmas World Academy 국제학교 졸업생 3인의 생생한 인터뷰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1. IB 프로그램을 이수하셨는데, 혹시 IB 점수를 여쭤봐도 될까요?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 김하진(William, MIT 컴퓨터공학과 합격, 이하 ‘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IB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Internal Assessment(IA) 에세이를 쓰는 데 매진했습니다. 내신관리나 시험 같은 경우에는 기출 시험지를 수도 없이 풀어보며 쓰기 기술을 익혔습니다.

● 조형준(University of Cambridge 공과대학 합격, 이하 ‘조’): IB에서 공식적인 점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IB시험도 취소되었기 때문에 시험공부보다는 프로젝트에 더욱 집중하였습니다.

● Rania(Cornell University 경영학과 합격, 이하 ‘R’): 코로나19 팬데믹으로 IB 시험이 취소되었지만, 예상 점수는 최소 40점 이상입니다. 내신성적은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 집중하며 관리했고, 온라인 강의와 학습터 학습도 병행했습니다.

2.학교 성적 이외에 어떤 활동에 치중했나요?

● 김: 얼티밋 프리스비(Ultimate Frisbee), 배드민턴, 그리고 암벽등반을 포함한 스포츠 활동을 활발히 했습니다. 또한 학생회에서 활동하며 리더십을 길렀습니다. 글로벌 인재의 제1 조건이 리더십이니까요.

● 조: 학교생활에서 성적만큼 중요한 것은 ‘방과후 활동’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토론’을 통해 영어실력을 늘렸고, 고학년에 들어서며 코로나19 현장 의료진들에게 마스크와 페이스실드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수영 등의 스포츠 관련 방과후 활동도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 R: ‘ONEWORLD’라는 ‘학생 주도 단체’를 설립해 인도네시아 외지의 난민과 장애인 기관처럼 소외된 공동체의 환경 개선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Riveria English’라는 동아리의 임원으로서 현지 학생들에게 매주 토요일마다 1시간씩 무료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10학년 때 진행한 Personal Project, “A New Life for Plastic”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곰팡이를 이용한 플라스틱의 생분해 방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피아노와 테니스 등의 예체능 활동도 꾸준히 했습니다.

3. 대학 원서를 쓸 때, 무슨 활동과 수상내역에 관해서 프로필을 썼나요? 어떤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 김: 입학처는 학생들이 무언가에 ‘헌신’하는 모습을 좋아합니다. 때문에 제 ‘스포츠 이력’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검은띠 3단, 얼티밋 프리스비, 배드민턴, 그리고 암벽등반을 통해서 얻은 ‘리더십’에 대해서 썼습니다. 올림피아드나 대회 수상이력도 첨부해 제 학업 성취도를 최대한 어필했습니다.

● 조: 가장 의미있는 활동은 단연 ‘토론’과 ‘코로나 의료진을 돕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입시 에세이를 쓸 때,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 전학생에서 World Scholar’s Cup 글로벌라운드에서 2000:1의 경쟁률을 뚫은 우승자가 되기까지 그 3년간의 여정을 풀어나갔습니다. 또한, 저의 공학기술을 토대로 코로나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봉사 프로젝트 ‘Industrial Safeguard Initiative’를 통해 공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수학대회나 과학대회의 입상경력도 도움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 R: “A New Life for Plastic” 프로젝트로 MYP Innovator Award을 타 IB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환경관련학과에 가고 싶은 취지와 잘 맞아서 점수를 따낸 것 같습니다. IB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분야 전문가들한테 논문을 검토받은 뒤, 저널에 기고할 수 있었습니다. ONEWORLD와 Riveria English 등의 봉사활동 경험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4. IB 프로그램의 악명 높기로 소문난 Extended Essay는 어땠나요? 에세이 주제로는 무엇을 골랐나요? 우크라이나 사태, 난민, 코로나 등 현실을 반영한 주제가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나요?

● 김: 저는 Extended Essay 주제로 ‘천체물리학’에 대해 썼습니다. 운동량의 보존을 이용해 외계행성의 질량을 찾는 연구를 해 A보다 1점 낮게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천체물리학에 재미를 발견해 컴퓨터공학 이외의 ‘플랜 B’로 염두에 두었습니다. 다만, 현실을 반영한 주제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잘 알고있거나 흔히 본 주제일 확률이 높거든요.

● 조: IB의 Extended Essay는 확실히 국제학교 대입 과정에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요? 저는 제 관심분야인 ‘항공우주공학’을 바탕으로 ‘프로펠러의 회전속도와 그에 따른 양력을 분석’하였습니다. 새로 배워야 할 게 많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분야이기에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미적분을 사용해 프로펠러의 양력을 구하는 공식을 MIT 교수가 설명하는 과정과는 다르게 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MIT의 항공우주공학 교수님에게 질문을 하였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관련된 주제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Extended Essay에서는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주제를 추천드립니다.

● R: Extended Essay를 쓰는 데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들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쉬웠습니다. 저는 경영학을 토대로 “식물성 고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Beyond Meat’의 북미시장 진출이 브랜드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라는 주제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식물성 음식에 관심이 많고 경영학을 좋아해서 이 주제를 택했습니다. Extended Essay를 쓸 때는 꼭 자신의 학과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랜 기간동안 열정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5.토플, 토익, 텝스 등 따로 준비하신 시험이나 쌓으신 스펙이 있나요?

● 김: 9~10학년 중에 SAT를 응시한 적이 있지만, 준비한 기간이 짧아서 최고점수가 1600점 만점에 1480점이었습니다. 11학년 때는 일주일에 두번씩 기출문제를 풀며 ACT를 준비해서 36점 만점에 35을 받았습니다.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즉 이과형 학생들에게는 ACT를 더 추천합니다.

● 조: 영어권 국가의 시민이 아니기에 토플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 R: 제가 가고싶은 대학교가 SAT와 Duolingo 영어시험 응시를 요청해서 그 두 가지만 따로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올림피아드를 포함한 대외활동을 활발히 했습니다.

6.한인 학생으로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면서 국어는 어떻게 배우셨나요?

● 김: 신기하게도 저는 태권도장에서 한국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국어를 가장 많이 배웠습니다. 그 전에도 한국어 과외를 몇 번 받기는 했었지만, 실전 회화만큼 효과적이지는 못했습니다.

● 조: Sinarmas World Academy를 다니면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서 배웠습니다.

7. 취미가 무엇인가요? 평소 운동이나 글쓰기 등, 자기개발에 집중하시는 편인가요?

● 김: 집에 있을 때는 주로 만화책을 읽거나 비디오게임을 합니다. 운동도 즐깁니다. 새로운 곳에 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 조: 개인적으로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아 유튜브를 자주 시청합니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기릅니다.

● R: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주로 만화책이나 소설책을 읽는 등, 혼자 즐기는 취미생활을 합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8. 인생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나에게 부모님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인생모토가 있나요?

● 김: 특정한 롤모델은 없지만,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을 자주 찾는 편입니다. 부모님의 인내심을 배우고 싶으며, 친구들의 끈기를 배우고 싶으며, 배드민턴 선수 모모타 켄토의 민첩함을 배우려 노력합니다. 부모님이란 저에게 없어서는 안될, 실망시키지 않고 싶은 존재입니다. 자책감이나 자괴감이 들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 조: 저의 우상은 일론 머스크입니다. 저도 미래에 공학기술을 바탕으로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고, 실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인생 모토는 나사 탐사로봇의 낙하산에도 쓰여있던 “Dare mighty things”입니다. ‘위대함에 도전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 R: 저의 롤모델은 할아버지입니다. 정신적 지주는 언제나 든든히 곁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입니다. 커리어적인 면에서는 친환경 쇼핑몰 Demibumi의 공동 창업자이자 환경운동가인 Jessica Halim을 닮고 싶습니다. 저의 인생 모토는 “모든 일에는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입니다. 조금 느끼할 순 있지만, 이 모토를 되새기며 저의 실수를 딛고 일어서는 법을 깨우쳤습니다.

9. 졸업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나요? 미래 계획이 있나요?

●김: 제 공학기술을 천체물리학과 스포츠 등 저의 취미에 접목시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조: 미래에 경영학을 공부하여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행성간 이동을 현재의 대류간 이동처럼 쉽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저의 꿈 중 하나입니다.

● R: 딱히 짜여져 있는 플랜은 없지만, 충분히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은 후에 인도네시아로 다시 돌아와서 환경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인도네시아가 가진 자원과 땅의 사용을 극대화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해 보다 친환경적인 나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10.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재외동포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 김: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학교생활을 즐긴다면 ‘불가능’은 없을 것입니다.

● 조: 위대함에 도전하라!
R: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입니다. 자신의 능력에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좋은 인맥을 쌓고 멘토들을 만들어 대학입시를 더욱 개선하세요.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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