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사치품 중심 부가세 12% 인상 예정
최저임금 인상폭은 6.5%로 발표
지난 10월 20일 프라보워 신정부 출범 후, 2025년 인도네시아 정책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2025년에 예정된 부가세 인상과 최저임금 6.5% 인상에 대해 살펴보자.
부가가치세(VAT) 12% 인상, 단 일부 품목으로 제한 예정
인도네시아 재무부장관 스리물리아니는 2025년 1월부터 부가가치세(VAT)를 기존 11%에서 12%로 인상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동 변경내용은 2022년 제정된 조세규정통일법(Harmonization of Tax Regulations, UU HPP) 7 제 7호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적용범위는 종전 모든 품목이 아닌 고가 사치품 등 일부로 제한될 예정이다. 전체 품목 적용 예정이었으나, 부가세율 인상 발표 후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며, 주택, 자동차, 비행기, 요트 등 특정 제품을 중심으로만 부가세를 올리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과거 조코위 정부는 2022년 4월에 부가세를 기존 10%에서 11%로 인상한 바 있으며, 2년만에 추가로 1%를 인상하는 조치이다.
부가세 증가의 영향은 소비자들에게 바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즉시 높이기 때문이다. 신발, 전자기기, 위생용품, 가정용품, 상비약 등 생활 필수품에 해당하는 제품의 가격상승은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가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개인들은 부가세 적용대상 제품을 소비하지 않도록 소셜미디어 등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X나 틱톡 등 SNS에는 부가세 인상이 적용되는 품목의 소비를 줄이고 지역시장을 사용하자, 절약하자는 내용의 포스팅이 늘어나기도 했다.
줄어드는 인도네시아 중산층 인구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산층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상 중산층은 월 204만루피아에서 991만루피아를 지출하는 사람들로 정의되는데, 이는 한화로 18만원~90만원 수준이며, 그 이상은 상류층으로 분류된다. 2019년에 인도네시아 중산층인구는 573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5%였다. 하지만 2024년에는 4780만명으로 17.1%로 4.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중산층이 감소하고 있는 한편, 빈곤취약계층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경제에서 중산층이 소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중산층의 감소는 구매력의 악화를 의미하며 경제성장에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연도별 인도네시아 중산층 수(2019~2024)>
[자료 :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인도네시아 소비계층 변화(2019~2023)>
[자료 :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주 : 인도네시아 통계청 2020년 자료 미발표
또한 인도네시아 통계청 자료를 통해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소비 습관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를 볼 수 있다. 2019년과 2024년을 비교했을 때, 엔터테인먼트나 운송수단(자동차)와 같은 비필수재에 대한 지출은 감소한 반면, 음식, 주택, 세금과 같은 필수재 부분의 지출은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부가세가 증가함에 따라서 비필수재에 해당하는 부분의 지출은 더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중산층 소비 우선순위 변화>
[자료 :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인도네시아 재무부 거시경제 및 국제파이낸스 Parjiono 스페셜리스트는 위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가 건강,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보조정책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정부는 보조금을 늘리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함으로서 사람들의 구매력을 유지 시키는 것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과 경제계 반대에 따른 부분적 인상
정책 발표 후, 가계 지출의 감소는 경제성장을 둔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과 경제계는 전체 품목의 부가세 인상에 대해 반대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정된 부가세 12%로의 인상이 선택적으로 적용되며, 사치품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상황이다. 하원의원 Mukhamad Misbakhun은 필수재와 서비스들은 인상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하며, 기본적인 품목들은 보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1월 1일부 부가세 인상에서 제외된 내역이다.
– 필수재(Basic necessities)
– 교육서비스(Educational Services)
– 의료서비스(Healthcare Services)
– 은행(금융)서비스(Banking Services)
– 공공서비스(Public Services)
부가세 인상은 조세규정통일법(Harmonization of Tax Regulations, UU HPP)을 통해 강제되고 있으며, 이는 부가세의 점진적인 인상을 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부가세가 적용될 사치품의 경우 어떤 특정 품목과 카테고리가 포함될지는 여전히 논의 중이며, 정부와 국회에서 어떻게 적용할 지 검토 중이다. 기존에도 사치품에는 ‘사치품 판매세(PPnBM)’가 적용되어 제품에 따라 10%~200%까지 부과되고 있다보니, 부가세 인상에 포함될 사치품 품목에 관한 논의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부가세 12% 인상은 인도네시아 내 다양한 산업 분야 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정부에서는 부가세 인상을 조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로 발표하였으나, 산업별 대표자들과 소비자들은 경제 활동에 있어서의 파급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산업 별 주요 기관들의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은 아래와 같다.
<부가세 인상에 따른 분야별 전망>
산업군 | 분야별 전망 |
섬유 |
인도네시아 섬유소비자재단(YKTI) 아르디만은 Kompas를 통해 섬유산업은 긴 공급망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급망의 하위 부분에 VAT 인상이 적용되며, 이로 인해 누적 VAT 부담으로 최대 기존 가격의 21.6%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관광 |
인도네시아 호텔 및 레스토랑협회(PHRI) 사무총장은 호텔 점유율과 국내관광의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부가세 인상은 팬데믹 이후 회복하고 있는 관광업계의 회복에 다시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제조 |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센터(CORE) 사무총장 모하마드 파이살은 현지언론 Tempo를 통해 세금 인상으로 인해 판매 실적이 위축되고 상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 미만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도네시아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4년 11월 이미 49.6으로 하락하고 있어 제조분야는 위축되고 있다. |
리테일 |
리테일 가격은 운영비용 증가에 따라 약 5%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자 지출패턴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매 및 임차인 협회(Hippindo)는 극단적으로 1월 소매매출이 50% 급감하고, 전년대비 10~15%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광업 |
광업 부문은 선불 자본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투자 회수 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부가가치세의 인상은 시장의 광물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투자 계획, 탐사 및 개발을 방해할 수 있다.(Bloomberg Technoz, 2024) |
농수산업 |
농부와 어민은 비료, 살충제, 사료, 운송과 같은 필수품에 대해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된 비용은 공급망 전체에 파급되며, 잠재적으로 식품 가격을 인상하고 현지 및 수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Tempo) |
엔터테인먼트 |
영화, 예술, 전시회, 서커스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지방세 규정을 준수하여 부가가치세 인상에서 면제된다. 이러한 면제는 해당 부문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ompas) |
자동차 |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Gaikindo)는 자동차 부문의 판매량이 팬데믹 수준을 연상시키는 감소를 보일 수 있으며, 연간 총 판매량이 약 50만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생산 및 판매망 전반에 걸친 비용 상승으로 인해 중산층 소비자는 차량 가격을 높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서 중고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
전자제품 |
전자제품은 부가세 인상의 대상으로, 제조, 판매마케팅, 물류, 유통, 소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자제품의 가격은 약 3~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Harian Jogja, 2024) |
제약 |
대부분 의약품의 원재료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에 의약품에 대한 가격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Tempo) |
[자료 : 현지언론, 자카르타 무역관 종합]
2025년 최저임금 6.5% 상승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5년 최저임금을 6.5%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 내용은 최저임금 결정에 관한 2024년 노동부 장관규정 제 16호에 따른 것이며, 2025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으나, 급격한 최저임금의 상승은 고용주들에게 있어 운영비용을 증가시킨다는 면에서 기업인들의 반대가 크다. 인도네시아 경영자 협회(Apindo)는 2025년의 최저임금 6.5% 인상이 오히려 기업들의 해고를 늘릴 수 있으며, 고용자체를 줄이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섬유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는 인건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더 영향이 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에 있어 경제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타토(Airlangga Hartarto)는 농업, 건축, 헬스케어, 호텔, 식당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의 노동비용은 3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며, 이를 제외하면 15% 미만의 범위 내에서 운영비용의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은 지역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1) 주(Province) 최저임금(UMP), 2) 시(Regency/City) 최저임금(UMK), 3) 군/확장지역 최저임금(Areas of Expansion) 최저임금이다. 보통 주 최저임금(UMP)이 먼저 결정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시 최저임금(UMK)이 결정되므로 근로자에게 영향을 주는 임금은 시 최저임금(UMK)이다. 확장지역은 Papua 지역에서 신규로 형성된 4개의 주를 의미한다.
2025년 대표적인 지역별 최저임금(UMP)은 아래와 같다
<인도네시아 지역별 최저임금(2025)>
(단위: 인도네시아 루피아)
지역 | 2024 | 2025 |
자카르타(Jakarta) | Rp5,067,381 | Rp5,396,760 |
파푸아(Papua) | Rp4,024,270 | Rp4,285,847 |
반튼(Banten) | Rp2,727,812 | Rp2,905,119 |
발리(Bali) | Rp2,813,672 | Rp2,996,560 |
서부누사뗀가라(West Nusa Tenggara) | Rp2,444,067 | Rp2,602,931 |
동부누사뗀가라(East Nusa Tenggara) | Rp2,186,826 | Rp2,328,969 |
동부자바(East Java) | Rp2,165,244 | Rp2,305,984 |
서부자바(West Java) | Rp2,057,495 | Rp2,191,232 |
중부자바(Central Java) | Rp2,036,947 | Rp2,169,348 |
[자료 : 2024년 노동부 장관규정 제 16호]
시사점
부가세는 전반적인 인도네시아 내 제품 가격을 인상시키게 된다는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의 저항이 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국가재정 확보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점진적으로 부가세 인상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인 만큼,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가 위축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라는 점이 잘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중산층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인도네시아 내 구매력이 있는 계층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재의 경우 대부분의 한국 제품이 중산층 이상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므로, 새롭게 진출을 희망하거나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우리기업들은 이 점을 유의하여 가격, 접근전략 등을 고민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경우 개인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업들의 생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적절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료 :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현지언론(Tempo, Kompas, Bloomberg Technoz, CNN Indonesia 등), 인도네시아 노동부,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료 종합
자료조사 : Paundria D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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