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한국형 전투기), 미국·인니 협력개발 ‘난관’

우선협상업체로 한국항공 … "대한항공 부분참여 모색" 미 정부, 핵심기술 이전에 난색 … 인니 20% 투자 의문

(2015년 3월 31일)

공군의 노후 전투기를 KF-16보다 우수한 다목적 전투기로 대체하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의 국제협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미국 정부가 기술이전에 난색을 표명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의 20% 개발비 투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3월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F-X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선정, 미 록히드마틴사의 기술지원 아래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F-X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8조6000여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한국과 인도네시아, 해외 항공기술지원업체(TAC)인 록히드마틴이 함께 국제공동개발로 추진하게 된다. 공대지 전투능력까지 갖추려면 4.5년의 기간과 6000억원의 개발비가 추가된다.

KF-X 개발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2030년이 돼야 하기 때문에 공군의 전력공백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적정 전투기가 430대라면서 2020년대 초반에 100대 가량이 부족하다고 호소했지만, 정작 개발기간이 2년이 긴 쌍발엔진을 선택했다.

그러나 20%를 투자하기로 한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이 △미국의 기술이전 제동 △ 인도네시아 재정 악화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첨단기술이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로 이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가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루피화가 올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국제금융기관의 보고서가 나오고 있어, 20%의 개발비 투자가 의문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투자액은 KF-X 개발비가 최초 5조원대에서 6조원대를 거쳐 8조원대로 늘어나면서 7000억원 정도 껑충 뛰었다. 우리 국방부도 투자지분이 50%에서 60%로 늘어나 2조원 가량의 개발비가 증가, 국방중기계획에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정부가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통합기술 등 KF-X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의 이전에 대해 잇따라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개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본격적인 기술이전협상에 앞서 한미 방산기술협력위(DTICC) 등 잇단 회의와 접촉에서 차기전투기(F-X) 절충교역협상을 통해 논의된 AESA 레이더 등 4개 첨단장비 체계통합기술의 이전을 탐색했으나, 미 정부는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공군의 차기전투기로 선정된 F-35 제작업체 록히드마틴사는 방사청과 절충교역협상에서 F-16 블록50/60급의 패키지 기술 등 14억 달러 어치의 KF-X 관련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의 4개 핵심기술은 전문기술인력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한 뒤에 기술이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락업체와 협상을 통해 일부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개발 리스크를 낮추는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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