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는 1,115억 5천만 달러 전월 대비 39억 8천만 달러 줄어…중앙은행 환율방어 시장개입 때문

지난 주 4월 3일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동향 발표가 있었습니다. 비농업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이 12만 6천명 증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 해 2월 이후 1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 기록도 멈춰선 것을 의미합니다.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04월 13일)

신규고용 월 20만명이라는 숫자는 미연방준비제도, 즉 FRB가 고용시장 회복을 가늠할 때 기준으로 삼는 숫자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즉, 미국의 강력한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던 고용시장 랠리가 멈춰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은 달러화 강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각종 경기지표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일시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연준의 금리인상이 6월 이전에 단행될 수 있다는 예상은 점차 멀어지고, 하반기 이후에나 인상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4월 8일 수요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 회의록이 공개되었는데 일부 위원들이 6월 금리인상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다소간의 동요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반된 소식들이 교차하던 상황에서 한 주 동안 주요 지표들의 움직임은 어떠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4월 9일 미달러당 12,905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99 루피아 하락, 즉 0.76%의 평가절상을 보였습니다. 월요일인 4월 6일 미 달러당 13,000 루피아 아래에서 마감한 이후 줄곧 하향 안정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3월 취업자 수가 발표되었고, 미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진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4월 9일 미 달러당 원화 환율은 1,091원으로 전주 대비 2.8원 하락 마감했습니다. 월요일이었던 4월 6일 1,084.9원을 기록한 이후 다시 반등하며 1,091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4월 9일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0.04원 상승한 8.52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렇게 루피아화 대 원화의 환율이 소폭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각 국가의 내부사정보다는 글로벌 달러화라는 공통 외부요인에 힘입은 까닭으로 보입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4월 9일 7.35%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0.10%p 하락 마감했습니다. 소폭이긴 하지만 지난 주 이후 줄곧 하향 안정화 되는 모습입니다.

종합주가지수는 4월 9일 전주 대비 45 포인트 상승한 5,501 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4월 7일 화요일에는 조코위 대통령이 주식거래소를 깜짝 방문했는데, 때마침 당일에 5,523 포인트라는 역사상 가장 높은 지수로 장을 마감했었습니다. 거래량의 경우는 하루 평균 약 5조 8천억 루피아를 보이며 전주 대비 다소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BI,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고 소진
지난 4월 8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3월말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를 발표했습니다. 1,115억 5천만 불로, 전월말 1,155억 3천만 불 대비 39억 8천만 불 줄어든 모습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중앙은행의 환율방어를 위한 시장개입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외환보유고는 여전히 인도네시아의 6개월치 수입결제 및 외채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규모로, 3개월치 이상을 요구하는 통상의 권장치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감소폭은 월간 기준 거의 최근 2년 동안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루피아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루피아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외환보유고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월말 외환보유고 발표로 중앙은행이 마냥 약세를 바라지만은 않는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3월에 보인 외환보유고 감소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총액기준으로는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순액기준으로는 그리 큰 감소폭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액수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해 둔 달러 스왑, 또는 달러 표시 예금까지를 포함하는 총액기준으로는 감소폭이 커 보이나, 중앙은행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체 보유분만을 계산하는 순액기준으로는 그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BNP Paribas의이코노미스트 Phillip McNicholas는 “외환보유고 규모가 아직 큰 감소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3월에 보인 외환보유고 감소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상수지가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루피아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라는 표현은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세지인 것 같습니다.

조코위, 시장을 향한 광폭 행보
국가의 주요 리더들이 어디로 움직이는 지를 보면 앞으로 어떤 정책 또는 국정운용이 펼쳐질지 단서를 잡을 수 있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4월 7일 화요일 인도네시아 주식거래소, 즉 IDX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부정책의 후퇴에 대한 실망감을 불식시키고,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최근 조코위 정부는 각종 개혁정책의 후퇴와 부처간 혼선을 빚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외국인 비자면제 정책, 의원용 관용차 규정, 인터넷 검열, 도로 통행료에 대한 세금 부과, 예금 원천세 신고방식 등과 관련하여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조코위 대통령이 방문한 4월 7일에는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인 5,523 포인트로 마감했었습니다. 루피아화도 그 전날인 월요일부터 미 달러당 13,000 루피아 아래로 떨어지면서 강세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 날 “올해 주가지수는 6,000까지도 올라갈 거라 기대됩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본격적으로 정부예산이 집행되면 경제는 더 힘차게 달릴 수 있을테고, 이는 루피아화 가치도 끌어올리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식거래소 방문에 앞서 조코위 대통령은 국영전력회사 PLN을 방문했었습니다. 5년 안에 3만 5천 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음에도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8년 동안 1만 메카와트도 늘리지 못했습니다. 5년 안에 3만 5천 메가와트를 늘리겠다는 계획이 현실을 무시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PLN의 임원, 간부직원 그리고 부서장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분명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모두가 힘을 합해 도전한다면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JCI 6,000 예견,
가능할까?

앞서 소개해 드린 조코위 대통령의 연내 종합주가지수 6,000 포인트 달성 언급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대통령보다는 좀 더 신중하고, 보수적인 예상을 한다는 것입니다.

Recapital Securities의 Andrew Argado 수석애널리스트는 “조코위 대통령은 그의 재정정책들이 빠른 시일에 효과를 나타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노력은 긍정적이고, 목표도 달성 가능합니다. 다만 국제유가와 물가수준의 하향 안정세가 유지되고, 무역수지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여러 상황들을 볼 때 올해 지수가 5,850 선까지는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코린도증권의 Reza Priyambada 분석실장은 “대통령이 어떤 근거로 그렇게 예상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더 낸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미 많은 청사진을 내놓긴 했지만 아직 실현된 건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은 그의 여러 공약들이 결과로 보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코린도증권에서는 올해 5,700에서 5,800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경상수지 적자와 루피아화 약세를 들 수 있습니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을 공항, 항만, 고속도로 및 철로 등 기간망의 확충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물류산업 전망 긍정적
인도네시아에서 유망한 산업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여러분께서는 어떤 산업을 선택 하시겠습니까. 앞서 건설, 부동산 부문의 산업을 유망하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공항, 항만, 철도, 도로… 이런 개발은 국가네트워크 확충, 즉 물류망 개선이 목적입니다.

지난 수요일 영국 소재 Transport Intelligence라고 하는 물류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물류시장이 2019년까지 정부 육성책에 힘입어 지금의 두 배 이상, 많게는 세 배까지도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국내 및 국제 복합물류 시장이 현재의 31억 불 규모에서 2019년 99억 불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물류부문에 있어 이웃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열위한 수준입니다. 세계은행, 즉 World Bank의 2014년 물류성과지수에서 150개 국가들 중 53위를 차지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25위, 태국이 35위를 했고, 심지어 48위를 한 베트남보다도 뒤처지는 모습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1)인도네시아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2)정부의 신속한 재정정책과 민간기업들의 투자증대는 루피아화의 가치를 높이면서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이고 3)사업여건이 좋아져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도 있다’ 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제시하는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얼마나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시면 내일을 좀 더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