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과 흥미를 고려한 진로선택의 중요성

장박사의 청소년 진로진학칼럼 2

17년간 한국에서 대학입시 상담을 해왔던 경험과 3년 동안 JIKS 진로교사로서 대학 진학을 위한 상담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보면, 중·고 해외이수자(3년특례)와 초·중·고 해외이수자(12년 특례)의 대학입시 결과가 한국의 일반 고등학교보다는 확연하게 좋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서울 상위권 좋은 대학교에 합격한 것이 마냥 좋은 일일까? 특히나, 자신의 성격이나 흥미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좋은 대학교로 진학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

”  14년 전, 대학입학전형(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고 어렴풋이 알면서 고3 담임교사를 또 맡았던 어느 날, 이미 졸업해서 학교를 떠났던 한 제자가 3학년교무실로 들어섰다.

그 학생은 졸업하던 해에 서울대학교에 입학을 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이 다시 수능시험을 보겠다고 수능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하러 학교에 온 것이다. 나는 재수하며 수능시험에 도전하는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1학기 동안 그 학과에서 공부를 해봤는데, 도저히 제 성격이나 흥미에 맞지 않아서요. 저는 평소에 기계공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구환경공학은 제 적성에 맞지 않는 듯해요.”
나는 한 동안 ‘멍’했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고의 대학교에 합격했는데……’, ‘그냥 잘 적응하면 될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학생의 진학상담을 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당시 그 학생은 수능 점수가 부족해서 기계공학보다 상대적으로 점수가 안정권에 있었던 지구환경공학에 지원하라고 유도했었고, 그 학생도 합격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점수에 맞춰 학과를 결정하고 지원한 것이었다. 그런데,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재수를 선택하다니…

이 일이 있은 후로 점수에 맞춰 학과를 결정하고 진로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시간 낭비, 돈 낭비, 열정 낭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학생들의 성격이나 흥미를 고려하여 진학상담을 해야겠다는 각오로 성격과 흥미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해서 MBTI 성격유형검사 일반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STRONG 직업흥미검사 전문가 자격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진로진학상담 장면에서 지금까지 잘 활용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성격과 흥미에 맞게 진로를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진로선택에서 흥미와 적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무엇을 잘 하는지를 모른다고 말한다. 진로진학상담장면에서 이런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신의 성격과 흥미와 적성을 알아보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에 재미있게 읽고 있거나 읽은 책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기본적으로 독서는 자신의 흥미분야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비교적 신뢰로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즉, 좋아하는 분야가 있으면 궁금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궁금증과 관심은 자연스럽게 독서와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한가로운 자유 시간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를 보는 것도 자신의 흥미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하는 시간이나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아닌, 혼자 있는 한가로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보면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셋째,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들,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잘 하는 지, 어떤 일은 하면 신나고 행복하게 보이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모를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의외로 쉽게 대답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학교나 전문적인 상담기관에서 성격과 직업흥미검사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반드시 검사 후의 검사결과에 대한 개인 해석이 있는 상담기관을 찾아가야 한다.

단순히 검사만 하고, 그 검사결과지만 받아놓는다면 자신의 성격이나 흥미와 적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검사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해석을 받는 것은 성격이나 흥미적성검사에서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학생들은 직업에 관한 정보를 탐색할 때,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연봉이다. 그런데, 어떤 직장에서든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과 흥미와 적성에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고, 그 직업에 필요한 능력을 꾸준한 노력을 통해 갖춰야만 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남들보다 잘 하게 된다. 따라서, 진로 선택에 있어서 연봉이나 향후 전망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격이나 흥미와 적성에 맞아야만 일을 하면서 일에 대해 재미있게 느끼고, 자신이 하는 일을 가치 있게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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