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 동지쯤
손주들에게 생선 발라주시던 아버지
어딜 가세요 물을 새 없이 집을 나서셨다
김장 김치 반가워 아버질랑 금세 잊고
맨 여름인 나라에서 살던 아이들과
온돌방 뜨겁다며 엉덩이 들썩인다
겨울바람 잔뜩 묻혀 돌아온 아버지
‘이런 거는 안 먹어봤지?’ 하며 내미신
손바닥만 한 망고 한 덩이
고향 떠나 가슴에 까만 멍이 든 망고
아이들에게 한쪽 눈 살짝 찡긋거린다
집 앞마당, 늘 푸른 망고나무는 비밀이라고
시작 노트:
시를 다 읽고 나면 ‘그렇지’라며 빙긋이 옅은 웃음이 지어진다. 삼대가 얼굴 맞대고 한자리에 앉았는데, “고향 떠나 가슴에 까만 멍이 든 망고”가 독자의 통점을 관통한다. 누구도 쉽게 지울 수 없는 멍이 든 자리를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이라며 집 앞마당에 묻어둔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는 풍경이 정겹다. 글: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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