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RICS12) 한인포스트 학생기자
요즘 10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알아 듣기 힘든 단어들을 쓰다 보니 그들이 무슨 내용의 대화를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많이 있을 것이다. 과도한 줄임 말을 쓰며 특이하고 이상한 단어들을 만드는 재미에 요즘 10대들은 푹 빠져 있다.
이렇게 어느 순간부터, 문법과 본래의 뜻에서 많이 벗어나며 심지어 선을 넘는 단어들을 누가 더 많이 만드나 서로 대결을 하고,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쓰며 한국어 파괴 현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10대들을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다음은 10대들이 제일 많이 쓰는 몇몇 단어들이다.
<10대 신조어의 예>
1. 갑분싸 = 갑자기 분위기 싸해졌다
2. 일생가 = 일상 생활 가능
3. 복세편살 =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4. 제곧내 = 제목이 곧 내용
5. 빼박캔트 = 빼도 박도 못한다
이런 단어들을 얼만큼 아는지에 따라 10대들 사이에서 인싸(인싸이더의 줄임 말) 또는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 말)로 나뉘게 된다. ‘인싸’의 뜻은 주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며 무리에서 인기가 많다는 뜻이며 ‘아싸’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제는 줄임 말로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지 없는지가 판단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또 최근 SNS상에서는 더 재미 있는 인싸 용어를 만들기 위해 과장된 뜻과 억지스러운 단어를 조합해 게시물을 경쟁적으로 작성해 올리는 학생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 또한 많이 발생하는데, 서로가 상대의 인싸 용어를 비방하거나 모멸감을 주면서 또 다른 언어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인싸 용어가 SNS상에서 얼마나 많은 호응을 받는지 또는 호응을 얻지 못하는지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정작 학생으로서 올바른 시간활용과 자기관리에 소홀해지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10대들의 언어 문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이런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는 10대들을 그냥 방치해도 되는지가 의문이다.
얼마 전, 이런 10대들만의 특이한 언어 습관이 불러온 웃지 못할 일화가 있었다. 시험을 망친 딸 아이가 엄마에게 속상함을 토로하며 “내가 ‘미자’만 아니었으면 한 잔 했을 거야” 라는 딸의 말에 엄마는 당황하며 “술을? 네 친구 미자가 널 말렸다고? 고맙네. 그런데 요즘 애들치고 이름이 조금 특이하네?” 라며 되물었다. 그러자 딸 아이는 당황해 하며 “엄마, 미자의 뜻이 뭔지 몰라?”라고 퉁명스럽게 짜증을 냈다. 엄마는 당연히 “네 친구 이름이라며?” 라며 당황해 했다. 딸아이는 엄마의 반응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자의 뜻’은 바로 ‘미성년자’의 줄임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대화를 하고 있어도, 10대들만의 독특한 줄임 말 또는 신조어 사용은 듣는 이들이 오해하거나 그 대화의 의미가 변질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10대만의 문화는 오래 전부터 모든 시대별로 존재했지만, 무분별하며 과도한 10대들의 신조어 또는 줄임 말을 사용하는 것은, 대화에 방해가 되며, 때로는 대화에 이질감을 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