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예산 80% 삭감 등 지출 306조7천억 루피아 줄이기로…무상급식 예산은 100조 루피아 늘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올해 306조7천억 루피아 규모의 예산 삭감을 지시하면서 전 부처가 각종 사업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콤파스가 9일 보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예산을 효율화하라는 올해 1호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중앙·지방 정부 예산에서 306조7천억 루피아(약 27조5천억원) 규모의 재정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됐던 각종 사업이 취소되고 있다.
인프라 사업이 대표적이다.
정부 인프라 투자 대부분을 담당하는 공공사업부는 지난 6일 국회에 출석해 올해 예산이 전년 대비 80% 삭감됐다며 도로와 교량 유지보수 사업 등이 상당수 취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각종 교육 예산이나 연구개발(R&D) 사업 예산들도 줄줄이 취소 예정이다.
주요 사업들 외에도 공무원들은 출장비나 운영비, 새로운 장비 구입 등을 위한 예산들을 모두 줄이기로 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것은 올해 계획됐던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취소하면서 국세 수입이 예정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예산은 늘리기로 해서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올해부터 부가가치세율을 11%에서 12%로 1%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 둔화 등을 우려한 반대 목소리가 컸고, 지난해 말 부가세율 인상을 사실상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시작된 무상급식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예산을 100조 루피아(약 9조원) 늘리기로 했다.
무상급식 사업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 사업으로 202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 학생을 비롯해 영유아와 임산부 등 약 9천만명에게 하루 한 끼 무상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올해 시작해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인데 당초 계획보다 확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예산도 증액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 예산이 무상급식에 집중되자 전문가들은 재정 지출에 따른 경제 상승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의 자헨 레즈키 경제학과 교수는 “무상 급식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최적의 서비스와 좋은 도로 등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크지 않을 것 같다”며 “정부의 예산 삭감 규모가 너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 쿠날 쿤두도 “포퓰리즘적 지출이 중심이 되면서 신중한 재정 운용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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