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지는 外資…한국경제 `퍼펙트 스톰` 경고등

주저앉은 일본 도쿄증시 일본 도쿄증시가 폭락한 11일 도쿄 주오 구에 있는 닛케이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으로 행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한미 간 기준금리경제성장률 역전현상이 심화하면서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셀 코리아(Sell Korea)’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증시 침체가 내년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강달러고금리고유가’ 등 이른바 ‘신3고’ 악재가 한꺼번에 덮치면서 가뜩이나 고용투자내수 침체와 성장률 둔화로 신음하는 우리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경고등이 켜졌다.

◇금리-성장률 역전에 외국인 자본유출 ‘비상’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이 심상찮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며 이 기간에만 2조원 어치가 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함에 따라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이탈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연 1.75∼2.00%에서 연 2.00∼2.25%로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커졌다.

2006년 5~7월 한미 기준금리차가 1%포인트로 확대되자, 증권-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은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월평균 2조7000억원 꼴이다. 코스피도 8.6% 하락한 바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눈에 띄는 매수 주체가 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때까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환율전쟁 확전시 충격 장기화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증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오는 15일(현지시간) 각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평가한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 한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어려운 시장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연말 미중 무역분쟁 협상이 실패할 경우 내년 초 코스피지수가 210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확전에다 △미국 국고채 금리 급등 △미국 중간선거 △국내 경기 둔화 △국내 상장사 실적 우려 등으로 반등 시점을 예측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채권금리 상승, 추가 금리 상승 우려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러 악재가 한 번에 반영되면서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점 역시 부담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2.8%에 이르지만, 내년에는 2.6%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경제는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1년 이상 경기 하강국면에 위치하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2% 후반대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2%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저점을 확인한 후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은택 주식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식에 자산배분을 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주식을 저가매수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방어주 중 업황 불확실성이 높은 유틸리티보다는 통신을 추천한다”며 “금융주의 경우 금리 상승 영향은 은행-보험이 유리하며,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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