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보크사이트 수출 금지 시작…업계는 “대량실업 우려”

보크사이트 수출금지 현지언론 보도

업계 “연 3천만t 생산하지만 국내 소화 물량은 1천400t에 불과”
정부 “제련소 8개 건설 중…완공시 일자리·수출액 크게 늘 것”

인도네시아가 예고했던 대로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자 광산 업계가 대량 실업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비즈니스 템포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광물·석탄 채굴법에 따라 예고한 대로 지난 10일부터 보크사이트 원광 수출을 금지했다.

당초 인도네시아 정부는 보크사이트 외에도 구리 정광과 철광석, 아연, 납 등도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크사이트 외의 광물들은 아직 제련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내년 5월까지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보크사이트는 다른 광물과 달리 수출 금지에 들어가면서 보크사이트 광산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인도네시아 국내 제련시설에서 소화할 수 있는 보크사이트 광물의 양이 생산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보크사이트·철광석회사협회 대표인 로날드 술리스티얀토는 연간 보크사이트 광물 생산량은 3천만t(톤)에 이르지만 국내 제련소의 소화 물량은 1천400만t에 불과해 결국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산업계 입장에서는 초과 생산 물량을 소화할 수 없으니 생산량을 줄여야 하고 이에 따라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연간 5억 달러(약 6천500억 원)에 이르는 보크사이트 수출액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구리 정광 등 다른 광물처럼 제련소가 완공될 때까지 최소 1년은 더 수출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산업계의 반발에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풍부한 광물을 이용해 하류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광물 형태로 수출하기보단 국내서 보크사이트를 제련해 알루미나나 알루미늄을 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훨씬 부가가치가 높고 관련 산업도 키울 수 있어서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면서 제련소에 대거 투자 관련 산업을 크게 성장시킨 바 있다.

아리핀 타스리프 에너지광물자원장관은 수출 금지를 앞두고 국회에 출석해 당장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세수도 줄겠지만, 현재 8개의 제련소가 건설 중이라며 이들이 완공되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수출액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그 전이라도 현재 가동 중인 4개의 제련소를 통해 생산되는 알루미나를 통해 수출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의 보크사이트 생산량은 세계 5∼6위권이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호주에 이어 세계 2위다. 과거에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수출했지만, 국내 제련 산업을 키우면서 국내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c) 연합뉴스 전재협약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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