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워지는 ‘정신세계’

한국의 현대미술 <텅 빈 충만> 자카르타 개막

(2015년 1월 12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과 인도네시아 국립미술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주최하는 <텅 빈 충만: 한국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이 2015년 1월 9일부터 20일까지 인도네시아국립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 문화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절제된 미술과 한국 현대미술의 큰 축인 단색회화의 아름다움을 조명함으로써, 서구의 미술사조(思潮)와 달리, 다소 소박하고 단아한 우리 한국 선비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기획되었으며, 물질적인 비워냄을 통해, 충만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는 ‘달 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낸 작가 16인의 52점(회화 47점, 도자기 5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본지는 지난 1월 9일 조태영 대사, 김석기 문화원 원장, 정준모 전시 감독, 김택상 작가 등이 참석한 미디어 세션과 개막식에 동행해 그 날을 사진으로 기록·정리해보았다.

<한인포스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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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션 후 이어진 개막식에서 조태영 한국대사를 비롯한 한·인니 관계자들이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 날 개막식에서 조태영 대사는 인사말 시작에 앞서 에어아시아기 참사로 귀중한 인명이 희생된 점에 대해 인도네시아에 조의를 표했다.

이어 조 대사는 “텅 빈 충만이라는 역설은 텅 비었기에 채울 수 있고 거기에 아름다움이 담겨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제 한국 대중문화의 붐을 넘어서 한국예술·조각 등에 대한 교류 역시 활발해 지길 기대한다”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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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디어세션 시작에 앞서 (왼쪽부터) 김택상 작가, 김석기 문화원 원장, 정준모 전시 감독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감독은 “이번 전시가 인도네시아분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궁금합니다. 한국인들은 두 개의 눈, 또 하나의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의 눈으로 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련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전시된 그림들 속에 있을 것입니다. 작가들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보시면서 완성을 시켜주신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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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션에서 김택상 작가가 그의 작품 앞에서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원래 색은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현상이라 설명하며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감수성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작품은‘과정’을 중요시 하는 것 같다는 한 현지언론의 질문에 “한국의 사회는 너무도 빨리 변하는 반면 작가들은 느린 변화를 추구한다. 사회는 빠른 변화를 예술은 느린 변화를 추구하는 역설을 보이며 그 둘의 변화가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꾸준히 변해가는 그 과정 속에 있는 것이 한국의 문화이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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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전시 감독은 이 날 기자단과 함께 전시장을 돌며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설명대로 작품을 감상할 필요는 없다 전하며 “어떤 해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의 대입 역시 가능한 그 점 역시 한국미술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의 단색회화는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며 변화하는 것이란 점을 정 감독은 강조하며 작품들은 그 변화의 과정 속에서 잠시 우리 눈에 드러나는 존재인 셈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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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문화원장은 이날 현지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날 인도네시아에서 K-pop, K-drama는 매우 친숙한 문화로 발전했다. 이에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을 소개하며 인도네시아 사회에 또 다른 한국문화를 알리려 한다. 한류문화를 제하고도 한국은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가 한국문화에 관심이 높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는 물론, 인도네시아 아티스트, 큐레이터 등 문화예술관련 종사자들에게 한국현대미술을 알릴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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