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타이가 캄보디아 무술?” 태국·캄보디아 SEA게임 놓고 갈등

태국이 캄보디아가 올해 개최하는 동남아시안(SEA)게임에서 ‘무에타이’의 이름을 ‘쿤 크메르’로 바꾸자 보이콧을 선언했다. 양국은 서로 자국의 스포츠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5일 AFP에 따르면 전날 태국은 캄보디아가 올해 5월 개최하는 SEA게임에서 무에타이 종목명을 ‘쿤 크메르’로 바꾸자 해당 경기를 보이콧할 것이라 확인했다. ‘동남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SEA게임은 2년마다 열리며 올해는 캄보디아가 60년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를 개최한다.

‘쿤 크메르’는 크메르의 무술이란 뜻이다. 무에타이를 자국의 전통 무술로 여기는 태국은 캄보디아에 강력히 반발했다. 태국 국가올림픽위원회 짜른 와타나신 부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쿤 크메르란 용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들은 스포츠 대회에 대한 국제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태국 복싱연맹은 선수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국제무에타이협회(IMFA)도 캄보디아를 비판했다. 스테판 폭스 IFMA 사무총장은 AFP에 “유도가 가라데가 아니듯 쿤 크메르는 무에타이가 아니다.

비슷한 점이 있을 순 있겠지만 쿤 크메르는 공인된 협회가 없다”고 말했다.
국제 무에타이 경기를 주관하며 심판·관계자 파견과 도핑방지 조치 등을 마련하는 IMFA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SEA게임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회원들에게도 참가하지 말라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SEA게임에는 태권도·유도·킥복싱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격투기 종목은 물론 베트남의 전통 무술인 보비남, 인도네시아 토착 무술 펜칵 실랏 등도 있다.

올해 개최국인 캄보디아는 자국의 전통무술인 ‘쿤 보카토르’를 신설했고 무에타이를 ‘쿤 크메르’란 이름으로 바꿨다. 무에타이란 이름이 세계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캄보디아는 해당 스포츠가 크메르 문화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캄보디아 SEA게임 조직위원회 왓 첨러운 사무총장은 “우리는 개최국이므로 크메르에서 기원한 이 스포츠의 이름을 쿤 크메르로 바꿀 권리가 있다.

이것은 우리 문화”라고 밝혔다. 그는 보복 일환으로 2025년 태국이 SEA게임을 개최할 때 해당 종목 선수들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에타이는 2021년 올림픽 인정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팔꿈치·무릎 타격 등 다른 킥복싱 형태의 스포츠에서 금지된 일부 동작을 허용하는 특성상 안전 문제로 올림픽 정식 입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asia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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