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파꽃- 송민후

송민후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겹겹으로 벗겨진 세월 끝에서

파는 푸른 숨을

다시 밀어 올린다

한낮 시름을 다 견딘 뒤에야

다문 둥근 입이

그 안의 침묵을

풋내로 연다

꽃이 되는 순간

뿌리의 시간을 내리고

얻음은 잃음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파꽃은 백발로 선다

 

<시 읽기>

파, 대파라고 한국 음식에서는 늘 쓰이는, 어디에서나 자라는 향신채입니다. 이 ‘파’를 통해 인생을 관통하는 시인의 사유를 소개합니다. “겹겹으로 벗겨진 세월 끝에서/ 파는 푸른 숨을/ 다시 밀어 올린다라며 시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겹겹으로 풀어낸 삶이 푸른 파의 줄기에 스며드는 순간입니다. 그리고서 “푸른 숨”을 계속 쉬는 생명의 무한함을 짧은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이 접점이 ‘시’가 ‘예술’이 되는 장면이 아닐까요? 시는 계속 이어집니다. 숨을 내뱉는 다는 것은 어떤 목적이 있을까요? 그 자체일까요? 이어지는 접점은 “꽃이 되는 순간”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꽃으로 살고, 꽃으로 서 있습니다. 당신은 꽃입니다. 글: 김주명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