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지진대 ‘불의고리’ 연이은 지진·화산…대재앙 우려 고조

2015년 5월 5일

네팔 중부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4일 현재까지 7천2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지진과 화산 활동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재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환태평양지진대는 태평양 해저의 태평양판·필리핀판·나즈카판 등이 유라시아판·북미판·호주판 등 다른 지각판과 만나는 지점이 길게 이어지는 태평양 연안의 지역을 일컫는 것으로, 지각판과 지각판 간의 충돌·마찰에 따른 영향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진대로 꼽힌다.

전체적인 모양이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 모양이어서 ‘태평양 불의 고리(Pacific Ring of Fir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최근들어 이곳에서 연이어 지진과 화산 활동이 발생하고 있다.

네팔 대지진보다 닷새 앞서 4월 20일에는 대만 인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틀뒤 칠레 칼부코 화산이 분출해 남미 지역을 뒤흔들었다. 4월 24일에는 캐나다 서부 해안과 뉴질랜드 남섬에서 각각 규모 6.1과 5.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4월 26일에는 대만 동부해역(규모 5.6), 28일에는 멕시코와 에콰도르 남부(규모 5.5 및 5.8), 이달 1일에는 파푸아뉴기니(규모 6.8), 2일에는 일본 남동부 해안(규모 5.7), 3일에는 미국 LA(규모 3.9), 4일에는 뉴질랜드 남섬(규모 6.0)에서 지진이 줄줄이 이어졌다.

이처럼 지난 보름 사이 9차례나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이어지고, 네팔 대지진을 비롯한 다른 지진대에서도 강한 지진이 발생하자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지역에서 또다른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환태평양지진대 일원에서는 지난 10년 사이에도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규모 9.0, 사망 1만5천884명) ▲2010년 2월 칠레 서부 지진(규모 8.8, 486명 사망) ▲2009년 9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지진(규모 7.6, 1천100명 이상 사망) ▲2009년 9월 남태평양 미국령 사모아섬 지진(규모 8.0, 186명 사망) ▲2009년 9월 인도네시아 자바섬 지진(규모 7.0, 123명 사망)▲2006년 7월 인도네시아 해저 지진(규모 7.7, 최소 596명 사망) ▲2006년 5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주 지진(규모 6.3, 6천명 사망) 등 강진 발생이 이어져 왔다.

특히 지진 공포가 큰 일본의 경우에는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 2011년 2월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이 발생한 지 17일만에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경험이 있어, 4월 24일과 이달 4일 발생한 뉴질랜드 남섬 지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초 일본 동부 해안에서 돌고래 156마리가 집단 폐사한 게 대규모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등장했고, 1923년 수십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간토(關東) 대지진 발생 100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일각의 ‘주기설’ 거론 등으로 일본은 지진 발생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간토 지역에서 향후 30년 안에 규모 6.8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50∼60%라는 정부 지진조사위원회의 예상까지 최근 공개돼 이같은 우려에 힘을 보탰다.

일본 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지역도 최근 한달간 규모 3.0 이상 지진이 3차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곳 역시 벤투라 지진대의 활발한 활동으로 규모 7.7 이상의 대지진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어 대재앙의 위협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불의 고리’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는 우려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은 “환태평양 지역은 지진 및 화산활동이 이어지는 곳으로, 최근 특별히 활발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에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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