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를 위한 금리인상 “프런트로딩(Frontloading)” 논란

글. 김용욱/PT.SSI 이사.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 프런트로딩 대응의 대가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는 필연적 –

미국 중앙은행(FED)이 드디어 3연속 자이언트스텝 (기준금리 75bp 인상)을 실행하자 强달러 환율발작이 다시금 전세계를 요동치는 상황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6일 114.10까지 상승했다. 지난 1년간 달러화 가치는 18% 넘게 급상승했다.

달러를 제외한 각국 통화가치는 예외 없는 폭락상황이다. 중국 금융당국과 시장이 마지노선이라 여기는 위안화의 ‘포치(砲七 : 7위안이 깨짐)라인’은 FOMC 미연준 금리인상 이전부터 무너졌고 7.2위안까지 올라갔다. 일본 엔화는 무려 24년 만에 최저치 145엔을 돌파했다. 유럽의 사정은 잘 알다시피 더욱 더 심각하다. ‘패리티(1유로 = 1달러)’가 무너지며 20년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도 환율상승 여파는 심각하다. 26일 달러화 대비 한화는 1,431.30원을 찍었고, 그나마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는 인도네시아도 15,190.90 루피아까지 도달하다 보니 루피아까지 년초 대비 8%이상 평가절하가 되었지만 다른 나라 통화가치 대비 상대적으로 강해 보인다.

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신흥국 통화에 미치는 영향은 위기 상황이다. 이집트 파운드화 18%, 헝가리 포린트화 20% 폭락 등이 발생 시 달러표시 부채부담 때문이다.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내년 말까지 신흥국들의 달러표시 만기부채가 830억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심리적 요인에 의한 오버슈팅(일시적 가격상승)까지 가해질 경우 경기침체는 필연적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트남처럼 반(半)고정환율제를 적용하는 국가들은 무한정 달러 외환보유액을 시장에 파는 방법 외에는 환율 방어기작 자체가 없기에 강달러 상황이 지속된다면 환율가치의 대폭락은 그저 시간문제다.

그나마 변동환율제를 쓰고 있는 많은 국가들은 자국화폐의 가치하락을 막기위한 환율방어 기작으로 간접적 ‘미세개입(Smoothing Operation)’ 과 적극적 ‘프런트로딩(Frontloading)’ 대응방안이 있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지금 상황에선 모두 타이밍을 놓친 듯하다.

‘미세개입’은 말 그대로 당국이나 중앙은행의 간접개입을 의미한다. 달러화가 필요한 상황에 달러화와 원화간 통화스왑 체결이나 당국의 구두발표 등으로 대응하는 방법이긴 하지만 한국은 1400원임계치를 넘기면서 심리적 가수요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일본과 같이 무한정 엔화-달러간 통화스왑조차도 없는 한국으로선 당국의 미세개입 대응은 무반응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적극적 ‘프런트로딩’ 방식은 직접 외환보유고를 푸는 방식과 함께 달러기준금리 인상과 연동 또는 긴축상황에 큰 폭으로 자국 금리를 올리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달러기준금리는 3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년 3.25%까지 오른 상황이다.

한국은 8월까지 기준금리가 2.5%로 미국과는 0.75% 포인트 역전된 상황으로 미국으로 역달러화 캐리가 발생될 위기까지 몰린 상황이다. 그러나 ‘프런트로딩’ 환율 대응에도 대가는 따른다. 바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를 수반해야 되는 이슈다.

환율발작 오버슈팅 정도만 막는 ‘미세개입’이던, 경기침체가 수반되더라도 외환보유고를 풀고 금리인상을 동반한 ‘프런트로딩’ 방식이던 각국이 처한 정치 경제상황에 따라 방식은 다르지만 역사적 통계는 역시 후자가 나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의 1980년부터 현재까지 70여 차례의 긴축 사례 연구결과도 선행적 금리인상이 후행적 조치들보다 항상 결과가 좋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향후의 현실은 적극적 프런트로딩 금리인상이 불가해 보인다. 경제적 이유보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 여론과 인기를 감안한다면 어떤 지도자나 정치인들도 경기침체를 수반하는 강력한 금리인상보다 장기적 불안유지가 권력유지에는 유리하다.

대가를 치를 각오도 없이 성장과 인플레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포퓰리즘 정치도 모자라 노력도 없이 일확천금만을 바라는 세상을 만든 죄는 심각하다. 불편하게 살아온 과거가 쌓여 편안한 오늘이 되고, 편하게 살아온 과거가 쌓여 불편한 오늘이 됨을 가르친 기원전 공자의 지혜가 경이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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