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무슬림 입맛 잡아라… 식품업계는 할랄시장 공략 중

식음료업계가 무슬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출산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이슬람 시장이 식음료 업체들에게 새로운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0.8명에 그치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이슬람권의 출산율은 2.9명으로 세계 평균 2.4명보다도 높다. 현재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24.7%에 달하는 약 19억명으로 추산되는데, 2060년 무렵에는 3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내 식음료업계는 할랄식품을 개발하며 이슬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허용’이라는 뜻의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가공한 식품 등에 부여되는 것으로, 중동과 동남아 등 이슬람 문화권 국가 공략을 위한 필수 요소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MUI로부터 불닭 브랜드 3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국내 라면 업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것은 삼양식품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한국 라면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1위 마트 ‘판다(PANDA)’ 전국 220여개 매장에 동시 입점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번 입점을 통해 중동지역 매출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0년 기준 세계에서 라면 소비량이 17번째로 많은 국가로, 최근 현지에서 간편식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늘며 라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불닭볶음면 먹방이 큰 인기를 끌며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브랜드 인지도와 할랄제품 경쟁력, 이번에 확보한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의 탄탄한 판매망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이 현지 라면 시장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할랄 ‘HAS(Halal Assurance System)’ 인증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에 먹는샘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는 2017년 할랄 인증을 취득한 뒤 최근 관련 인증을 갱신했다.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은 인도네시아 울라마 협의회(MUI,Majelis Ulama Indonesia)에서 발행하고 있는데 먹는샘물과 관련한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물과 직접적으로 접촉해있는 생산설비 및 여과 필터, UV Lamp 석영관의 재료에서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음을 증명해야 하고,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hy(옛 한국야쿠르트)도 한국이슬람중앙회(KMF)로부터 ‘Hy 콜드브루 아메리카노’ 할랄 인증을 받았다. KMF는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 중 하나다.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에서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 hy는 아메리카노 외 라떼 2종 KMF 인증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 보유국인 인도네시아 공략을 위한 무이(MUI) 인증도 계획하고 있다.

대상은 김치와 고추장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고, 신세계푸드는 2018년부터 할랄 인증을 받은 ‘대박라면’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파키스탄 수출을 위해 수출 분유 ‘뉴본(Nubone)’ 상품의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는 이슬람 국가 진출을 위해 글로벌한 권위의 할랄 인증 획득에 노력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식품을 더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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