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G20 중 낙폭 가장 컸다

중국의 헝다 사태,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 등으로 이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 증시가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특히 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총리 교체 등으로 경제정책 리스크가 불거진 일본, 글로벌 위기의 진앙지 중 하나인 중국보다 낙폭이 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의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증시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5.0%를 기록,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개국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5곳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0.6%), 호주(-0.7%), 독일(-0.7%), 일본(-4.1%) 등이었다.

반면 러시아가 5.2%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고 인도네시아(3.2%), 남아공(2.7%), 인도(2.0%), 캐나다(1.8%) 순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는 1.0% 상승했다.

아시아 주요국이 모두 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각종 규제 이슈에 헝다 사태까지 겹쳤고 일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 취임 이후 경제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한국보다는 덜 빠졌다.

한국은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발 악재, 반도체 부진,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과 그동안 증시를 떠받쳤던 개인 매수세 약화 등으로 이들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외 악재에 국내 증시 내부의 자중지란이 가세했다”면서 “특히 중국이 규제 리스크, 헝다 사태, 전력난, 양안관계 악화 및 미중 통상마찰 리스크 재점화 등의 돌출 악재를 양산하면서 신흥국 증시 펀더멘털 전반을 옥죄고 있고 한국은 실적 모멘텀 피크아웃(정점 통과)과 개인 투자자 수급 우려 등 내부 부정적 요인이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급락으로 기술적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9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으로 코스피의 최근 급락에 따른 가격과 밸류에이션 매력은 기술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