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심리 보상편

2014년, 9월, 30일, 화요일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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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을 교정하고 특정 행동을 강화시키고 싶을 때, 우리는 ‘보상’과‘처벌’이라는 두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처벌과는 다르게 보상은 자녀와 최대한 적게 부딪히며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고 옳은 행동으로 인도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아동이 이상적인 행동을 했을 때 적재적시에 보상을 줄 수만 있다면, 부모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녀의 습관과 행동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단순하게 적재적시에 보상을 제공하기란 쉽지 않고, 보상을 잘 못 제공했을 시 따라오는 부작용도 있기에 보상보다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듯 보이는 처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보상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이상적으로 보상을 활용하는 방안을 배워둔다면, 자녀양육이라는 숙제가 좀 더 편하고 쉬운 과제로 느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보상에 대한 편견

‘당근과 채찍’이 ‘보상과 처벌’이라는 단어보다 익숙해서일까? 많은 부모들이 보상을 물질제공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보상을 통해 자녀의 행동을 수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권하면 다음 회기에서 자녀가 원하는 것을 보상으로 걸고 자녀의 행동을 수정하려 노력해보았으나 효과가 없었고 비용 면에서도 매우 부담이 되어 다시는 보상으로 행동수정을 시도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부모들을 더러 만나곤 한다. 물론 ‘보상’ 안에는 물질도 포함이 된다.

아이들이 좋은 행동을 했을 때 혹은 나쁜 습관이나 행동을 덜 했을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질을 제공하여 이들이 머리 속으로 ‘아,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좋은 일이 생기는구나’를 학습하게 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질이 ‘보상’의 일부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보상은 우리가 생각했을 때 꼭 거창한 무엇이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될 수도 있고 아이의 행동에 걸 맞는 칭찬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보상이 될 때도 있다.

보상은 값비싼 물질일 필요도 없으며 아주 작고 저렴한 것도 보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과한 보상은 아이의 경제관념 혹은 사고를 망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약속

말로 칭찬으로 아이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때는 아이가 좋은 행동을 했을 때 즉시 칭찬을 해주거나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되지만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할 때는 사전 약속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질적인 보상은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주어지기 보다 부모와 자녀가 미리 이야기를 한 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보상이 아이를 단순히 길들이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라면 사전 약속은 불필요한 과정이겠지만, 아이는 길들여야 할 대상인 아닌 함께 소통해야 하는 인격체이므로 사전에 부모의 결심을 미리 선포하고 아이 역시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손톱을 뜯으면 세균이 몸에 들어갈 수도 있고 손 모양도 미워지니까 00의 건강을 위해서 엄마와 00가 함께 이 습관을 고쳤으면 해. 그래서 엄마는 긴장상황에서 00가 손톱을 뜯지 않을 때마다 스티커 한 장씩을 주려고 해.

30장의 스티커를 다 모으면 00가 원하는 것을 받을 수 있어’라고 구체적으로 자녀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면 자녀 역시 엄마가 선포한 계획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할 것이다.

아이가 너무 거창한 것을 요구한다거나 부모의 입장에서 너무 과한 물건을 선물로 요구할 경우, 부모에게 부담되는 물건임을 솔직히 말하고 자녀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만한 다른 물건을 타협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대화를 통해 보상 계획을 세우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동기부여가 되어 행동교정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 적재적시에 제공해야

보상은 주어지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옳은 행동을 했을 때 바로 상황에 맞는 칭찬을 해주어야 아이에게 해당 칭찬이 ‘보상’으로 적용될 수가 있다.

물질적인 보상을 약속한 후라면, 아이가 보상을 받을 만한 약속된 행동을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좀 그러니까 나중에 줄게’라고 한다면 그만큼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옳은 행동을 했을 때 즉시 칭찬을 해주거나 혹은 약속된 스티커를 준비해두었다가 제공함으로써 아이가 바로 옳은 행동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자신도 모르게 ‘00 행동 = 보상’이라는 공식을 뇌에 입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보상과 처벌은 인지행동치료의 일부로서 결국 인지적인 부분을 교정하여 행동을 바로잡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은 비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행동교정을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 성인의 습관이나 행동을 수정할 때도 많이 사용되곤 한다. 조금은 비인간적으로 보일지라도 옳은 행동을 했을 때 적재적시에 제공되는 보상과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적재적시에 제공되지 않는 보상 혹은 적재적시에 제공되는 처벌은 자녀의 잘못된 습관을 교정해 줄 수도 이상적인 행동을 강화시켜줄 수도 있으므로 ‘타이밍’을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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