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0일, 화요일
신문으로 보는 하나은행 주간경제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지난 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각국의 통화가치를 비롯한 지표들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9월 25일 미 달러당 11,983 루피아로 마감했습니다. 24일 11,954 루피아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미 달러당 12,000 루피아를 넘어서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원화는 9월 25일 미 달러당 1,043.5 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4.0원 상승했습니다. 추가적인 평가절하를 예상하는 달러 매입수요와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을 중심으로 미 달러당 1,040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하루 사이에 5원 이상의 변동폭을 보이기도 해, 당분간 원화가치의 경우 방향은 물론 그 변동폭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9월 25일 8.78원으로 마감하며, 원화가치 변화와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9월 25일 8.26%로, 전주 대비 0.07%p 하락 마감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각으로 금리가 상승하던 전주와는 사뭇 다른 모양을 보였습니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9월 25일 5,201 포인트로 마감하며 지수상으로는 전주 대비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중 다소간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큰 동요 없이 종합주가지수 5,200선을 지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코위 당선인 7% 성장 목표
연료보조금 축소 선행 필요
인프라 확대 사업을 통한 실업률 축소
보건시스템 및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조코 위도도 대통령 당선인이 밝힌 경제성장율 목표는 연 7%입니다. 이를 두고 현실적인 목표치이냐 아니냐라는 논란보다는,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가 하는 논의가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대체적인 의견은 연료보조금을 축소해서 인프라 확대 사업을 통한 실업률 축소와 보건시스템 및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재무부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Sri Mulyani Indrawati World Bank 이사는, “차기정부가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 연료보조금을 축소하면서 재정건전성을 높이는정책을 추진한다면 연 7% 이상의 성장율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빈곤 퇴치와 1인당 국민소득 증대도 가능하리라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재무부의 추산에 따르면 리터당 1,000 루피아의 보조금을 줄일 경우 연간 47조 루피아의 국가재정 지출을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Sri Mulyani 이사는 또한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공무원 사회의 개혁과 세제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성장율 목표치에 대하여 장밋빛이 아니냐며 비평을 가하기보다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조언을 하는 분위기는 매우 신선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런 분위기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연료보조금 축소, 물가상승 요인 우려
리터당 3,000 루피아 인상은 물가상승4.5%p 인상효과
5% 내외 현재의 물가 상승율…. 9%까지 치솟을 것
인도네시아의 재정 건전성 증대와 경제성장을 위해 연료보조금 축소가 필요하다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 말씀 전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처한 위치에 따라 우려를 나타내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갖고 있는 중앙은행입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미즈라 아디띠아스와라 수석부총재는, “리터당 연료 가격이 1,000 루피아 인상될 때마다 물가상승율은 1.5%p 상승하는 효과를 보이게 될 겁니다. 연료보조금 축소가 3,000 루피아에 이를 거라 가정한다면 4.5%p의 인상효과를 통해 5% 내외인 현재의 물가상승율이 더해 9%까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행 보조금 정책은 리터당 휘발유 6,500 루피아, 그리고 경유 5,500 루피아로 미리 가격을 정해놓고 나머지 손실분을 정부가 보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 혹은 루피아화 평가절하시에는 정부재정이 그만큼 더 투입되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다음 달 취임을 앞두고 있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당선인은 연간 200억 불, 정부예산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보조금에 대한 개혁을 단행하리라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국가재정 건전화와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물가관리의 중책을 맡고 있는 중앙은행 총재단의 일원인 미즈라 총재의 마음은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인도네시아 대외부채 경고
부채 7월말 기준 2,906억 달러…10% 어나
한 국가의 금융부문 정책을 살펴보는 것은, 해당 국가의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성을 증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화요일 인도네시아 예금보험공사가 주최한 세미나에 초청된 하버드 대학교의 Carmen Reinhart 교수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외화 부채를 정비하도록 정부의 조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곧 금리를 인상할 계획인 데다 이로 인한 루피아화의 약세가 겹쳐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금융시스템을 가르치고 있는 Carmen Reinhart 교수는, “경기둔화가 나타난다고 해서 경제가 곧바로 파탄 또는 위기로 치닫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2년 정도가 중요한 시점이 될 겁니다. 지금도 자금이 조금만 빠져나가도 기우뚱 하는 느낌을 갖게 되지 않습니까. 기업이 단기 해외차입을 계속해서 늘여나간다면, 취약한 금융 변동성과 맞물리면서 지옥의 문턱으로 다가갈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대외부채는 지난 7월말 미 달러화 기준 2,906억 불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이 중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부채는 500억 불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해,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Reinhart 교수는, 대외부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기민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해외로부터 차입을 할 경우에는 조달비용을 높이는 정책을 채찍으로, 그리고 국내 자금조달 창구에 있어 은행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는 것을 당근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Reinhart 교수가 이렇게 해외차입의 위험을 강조하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즉 최근처럼 루피아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달러 등 외화 표시 채무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루피아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루피아화의 평가절하 상황이 길어지게 되면, 원리금 상환을 위한 목적으로만으로도 계속해서 더 많은 루피아를 들여 외화를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요인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거듭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은행권, 세계 최고 수익성
1년 정기예금에 지급된 평균금리는 8.51%
인도네시아 은행권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대출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해당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월 1년 정기예금에 지급된 평균금리는 8.51% 였습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였는데, BRI, BCA, 만디리 은행 등은 최근 대출수요가 감소하면서 해당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은행으로 시장가치 기준 2위인 BRI의 경우 지난 2분기 수신부문에 지출된 이자비용이 이전 1분기 대비 13% 상승해 순이익 규모가 2.1%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BRI의 재무 담당 Achmad Baiquni 이사는, “예금금리가 낮아질 전망을 보임에 따라 수익성이 이전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BCA의 경우에도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8월 0.25%p 내린 데 이어 이번 달에도 0.5%p 인하해 현재는 8.5%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은행간 금리 즉, Jibor 1개월물을 보더라도 이번 달 들어 0.22%p 떨어진 7.36%를 보이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인 7.5% 아래로 내려가기는 올해 들어 처음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대형은행 즉, BCA, BRI, 만디리 그리고 BNI 등 시장가치 기준 4대 은행들의 자기자본 이익율, 즉 ROE는 24.4%로 Bloomberg가 조사한 21개국 중 가장 높은준을 보였습니다.
은행의 수익성이 좋다는 것은 해당 국가의 성장기회가 많아 자금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은행들이 향후 대출부문의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반기 그리고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시는 데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카르타 노점상 정리 계획
바수키 자카르타 부지사가 인천 아시안게임을 참관하고 새만금호를 둘러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 주지사의 대통령직 당선으로 인해 곧 주지사직을 맡게 될 예정인데, 최근 이슬람 단체인 FPI가 무슬림이 아닌 그가 주지사직을 승계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대의사를 보임에 따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평소 공무원 사회 개혁을 주도해 오면서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의 거침 없는 업무추진력에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바수키 부지사는 한국을 방문한 길에 서울의 강남 일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몇 몇 노점상들이 늘어선 모습은 자카르타와 다르지 않았지만, 오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있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바수키 부지사는, 자카르타의 경우 셀 수도 없이 많은 노점상이 난립되어 거리질서를 어지럽히고, 교통체증까지 낳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일제 정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5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6년까지 정착시키겠다고 합니다.
즉 자카르타 주정부가 운영하는 은행인 DKI를 통해 노점상들에게 매월 위생비용과 렌트비를 납부토록 하고, 이를 지킬 경우 월단위로 노점 운영권을 갱신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주정부는 운영권을 가진 노점상을 허가 없이 난립하는 노점상들과 거리에서 갈취오 행패를 부리는 불량배들로부터 이들을 보호하하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뉴스를 보다 보면 공무원들의 해외시찰이 별소득 없는 관광 목적의 일정이라고 질타하는 내용을 가끔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바수키 부지사의 한국 방문은 많은 소득이 있는 유익한 시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18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게 된 자카르타가 더 깨끗하고 편리한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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