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최대 13㎝씩 가라앉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수해를 막기 위한 ‘자카르타 대방조제’를 새만금 방조제 기술로 건설한다.
새만금방조제를 계획·설계·감독한 한국농어촌공사가 2016년 말부터 자카르타 대방조제 타당성 조사와 설계를 맡아 하고 있으며, 개념설계단계까지 마쳤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5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최근 새만금 같은 대규모 방조제 축조 경험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네덜란드가 아닌 우리에게 설계를 맡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새만금방조제 기술을 수출하는 것은 인도네시아가 처음”이라며 “미얀마, 인도, 베트남 등에서도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1만7천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지하수 개발 등에 따른 지반침하 문제가 겹쳐 2100년이면 해안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북부 자카르타 해안지역은 연평균 7.5~13㎝씩 지반이 내려앉고 있으며, 해안 제방을 쌓아도 점점 밑으로 내려앉아 바닷물이 제방 위로 범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2년 자카르타 북부해안에 대방조제를 건설하는 구상을 하고, 2014년 마스터플랜도 내놓았지만, 사업비 부담과 환경·수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정치 쟁점화하면서 지지부진했다.
현재는 지반침하를 막기 위해 상수도 공급률을 높이고 해안가 제방을 더 높이 쌓는 작업부터 하고 있으며, 농어촌공사가 내년 2월까지 대방조제 기본설계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카르타 북부해안에 건설할 방조제는 서쪽 20㎞ 구간과 동쪽 15㎞ 구간으로 나뉘는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반침하가 훨씬 더 심한 서쪽 구간 기본설계부터 농어촌공사에 맡겼다. 새만금방조제 설계에 직접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자카르타 대방조제를 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방조제의 단면 형상과 공법은 거의 비슷하다.
2010년 9월 준공된 새만금방조제는 조수차 6∼7m, 수심 30m인 서해에 높이 36m,넓이 290m, 길이 33.9㎞로 각각 건설됐다. 자카르타 대방조제 서쪽 구간은 조수차 1m, 수심 12m에 높이 20m, 넓이 169m, 길이 20㎞로 각각 설계된다.
자카르타 대방조제 건설 여건이 새만금방조제보다 쉽게 보일 수 있지만, 자카르타 앞바다가 푹푹 꺼지는 점성토(뻘)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모래 위에 건설됐다. 새만금방조제는 국토확장 및 농지확보가 목적이지만, 자카르타 대방조제는 수해방지가 목적이라는 점에서도 다르다.
특히, 새만금방조제와 달리 자카르타 대방조제는 중간중간 6개의 다리를 연결, 총 3.6㎞ 구간에 바닷물이 드나들도록 ‘개방형 방조제’로 구상하고 있다.
엄명철 용역단장은 “폐쇄형 방조제 건설 시 방조제 안쪽 호소의 수질 오염과 맹그로브숲 파괴 문제, 어선의 통행 문제, 발전소의 냉각수 사용 문제 등이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방형 방조제로 개념설계를 했다”고 설명했다.
개방형 방조제로 건설하더라도 파도의 높이가 작아져 해안 침수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카르타 지반침하가 계속되면 개방 구간을 막아 폐쇄형 방조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방조제 위에는 6차선 도로를 건설해 자카르타 교통난 해소에도 기여한다.
김인식 사장은 “우리가 내놓은 타당성 조사 결과와 기본설계를 보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면 세부설계(400억 원)와 방조제 건설공사(4조 원)를 한국 건설사들이 수주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 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자카르타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기 위해 빨리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대방조제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어촌공사는 1976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지금까지 댐 개발, 수자원 관리, 관개·배수 개선, 홍수조절사업 등 54개 사업을 수행했다.
이번 대방조제 타당성 조사·기본설계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으로부터 90억원에 수주 받았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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