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가구업체 600개, 베트남으로 이전
– 인니 정부, 중국 가구업체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 한국의 신남방 정책에서도 외면 받고 있는 한국 가구 중소기업
누군가는 가구산업을 사양산업(斜陽産業)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가구산업이 ‘미래형 동반산업’이라고 한다.
지난 4월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가구산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높은 산업이지만 반도체산업의 1/8, 자동차산업의 1/3 수준으로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가구산업은 디자인에 의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문화산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의 가구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전형적인 분야라고 볼 수 있으나, 정보기술 및 공장자동화 등 첨단 기술의 도입을 통해 4차 산업(Industry 4.0)으로의 전환·편입이 가능한 산업이다.
조코위 정부는 ‘Making Indonesia 4.0’을 위한 ‘국가산업발전 마스터플랜 2015~2035’를 발표하면서 산업고도화를 위한 제조업 부문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가구산업은 ‘Making Indonesia 4.0’의 5대 핵심산업인 식음료, 섬유 및 의류, 자동차, 전자, 화학 산업 등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조코위 정부는 풍부한 원자재 보유 및 높은 고용창출 효과 등으로 가구산업을 인도네시아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는 인니 국내 가구 시장
인도네시아 가구산업은 타 국가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와 수라바야와 찌르본을 중심으로 각 지역에 가구제작을 위한 많은 숙련된 목공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어, 가격·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급격한 성장으로 가구의 내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브랜드를 찾는 고객도 증가해 세계 유명브랜드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인도네시아 가구 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연간 성장률 5.08%를 기록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가구 제조업체는 원자재 확보의 용이성, 낮은 인건비 등 수출을 위한 주요 환경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구 시장의 성장에 기대어 자국 내 판매를 더 선호하고 있다.
앞서 가는 베트남, 중국 가구회사 600개 베트남으로 이전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가구 수출액은 442.69백만 달러를 기록하여 2018년 상반기의 496.18백만 달러에 비해 10% 감소했다.
또한 인도네시아경제개혁센터(Core)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인도네시아의 미국 가구 수출 점유율은 2018년 4월 기준 1.63%에서 2019년 4월에는 1.65%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가구 수입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 7월까지의 가구 수입 실적은 총 1억9867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33%를 기록했으며, 최근 그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동기간에 베트남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다. 2018년 4월 7.4%에서 2019년 4월에는 10.5%로 상승하였다. 베트남은 2018년 가구 수출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베트남의 가구 수출 성장률은 38%로, 연평균 12% 이상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 성장률은 동기간 동안 평균 약 4~5%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을 피해 중국의 많은 가구업체들은 공장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중국 가구업체(약 600여개)는 인도네시아가 아닌 베트남을 선택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중대형 가구회사 4곳이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원자재 공급원이라는 장점에 비해, 높은 물류비,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원재료 사용에 대한 허가(SVLK) 등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인프라와 규제가 높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수출 증대 및 해외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중국의 가구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특별경제구역 선정 등 많은 혜택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니 내 한국 가구 중소기업의 현주소는?
중국 가구업체의 인도네시아 유입, 고급 가구 제품의 수입 증가 및 베트남 가구업체의 급성장 등 이중삼중고를 겪으며 사면초가 상태에 있는 인도네시아 내의 한국 가구중소기업들의 대응 방안은 과연 무엇인가.
인도네시아에는 대규모 공장 시설을 갖춘 2~3곳의 가구회사 이외에 약 60~70여 개의 한국 중소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한국의 정부 관계기관에서는 기본적인 정보(기업 수, 매출, 지역 등)조차 없는 상태이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내의 한국 가구회사들은 OEM, ODM 등의 위탁 생산을 주력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설비 노후화, 주택건설 경기의 예측 불확실성, 목재사용인증(VLK)의 높은 비용 등 많은 난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급격히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설비 도입, 스마트 팩토리 도입, 디자인 및 온라인 플랫폼을 위한 정보기술 도입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요원한 상태이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눈물겨운 자생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즈파라의 한국 가구 중소기업 약 40여 곳이 연합하여 오프라인 매장(땅그랑 소재)을 열어 인도네시아 내 한국 가구회사의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를 진작시키고자 하고 있다.(해당 내용은 한인포스트 다음 호에 기재 예정)
한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 시급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흐름에 편승해 많은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서서히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거나 진행될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대규모 SOC 관련 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금융업과 IT분야 스타트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 어디에도 인도네시아 내 한국 가구 기업을 위한 지원 정책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목재 원자재 보유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 가구기업들의 부흥을 생각해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한국 정부와 관련기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부>
*한인포스트 다음 호에 “한국 가구 중소기업의 현주소와 대응방안”에 대한 기사를 연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