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전통 무술이 있다고요?

차정민 JIKS9 / 한인포스트 학생기자

보통 중국 무술 영화, 대하드라마 등의 매체 속에서 보는 세련되고 빠른 동작들, 우리는 그것들을 보며 늘 깊은 감탄 속에 빠지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나라 인도네시아에서도 그렇게 실감 나는 반응을 끌어낼 만한 멋진 무예가 없을까? 있다. 검은 도복을 착용한 전사들의 몸부림과 발차기. 인도네시아의 전통성을 한 눈에 표출해주는 이 나라의 자랑으로, 1950년의 광복 이후 ‘쁜짝 실랏 (Pencak Silat)”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무술은 들어본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시작이 됐고, 그 것이 갖는 기질과 구체적인 특성에 관하여 아는 이들 또한 적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태권도나 태껸과도 같이, 이 무술은 인도네시아 고유의 전통으로, 상당한 문화적 가치로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13,000 개의 섬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영토에서 전해지는 쁜짝 실랏의 종류를 따지자면 수천 가지의 종류를 지니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창시된 이 스포츠는 이 나라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 같은 다양한 나라에서도 전파된 무술로 알려졌다.

쁜짝 (Pencak)이라는 용어 혹은 접두사는 전통적인 ‘율동’ 및 ‘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이 것은 자바와 발리섬에서 널리 사용이 되던 단어이다. 그리고 ‘실랏 (Silat)’이라는 말은 대개의 무술들이 다 그렇듯이, 자기방어라는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는 말이다.

두 단어를 합성하여 만든 이 이름은, 상대방과의 전투를 벌이면서도, 춤 공연을 벌이는 듯한 걸음걸이로 진행하는 싸움이다. 또한 쁜짝 실랏에 사용되는 다양한 칼들도 독특하다. 무술은 다양한 칼 사용법을 통달한 자를 일컫기도 한다.

본 무술의 유래는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온 문화의 일부이므로, 정확한 탄생의 날짜를 어림잡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창시 과정 속에서는 호랑이, 악어, 원숭이와 용을 비롯한 여러 짐승들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동작을 만들었다는 점을 염두 해 둬야 한다.

추측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처음으로 이 무술을 실천한 사람들이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5세기경 수마트라 스리비자야 왕국의 Rama Sukana 라는 여인이 호랑이와 새가 싸우는 장면을 보고 이를 응용해 호신술 동작을 만들어 내면서 이 무예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이후 ‘실랏’이라는 이름 앞에 동물 이름을 붙여 ‘ 하리마우 실랏 (호랑이), ‘가루다 실랏 (독수리)’ 등으로 그 종류가 세분된다.

또한 오늘날의 쁜짝 실랏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동작들을 만들어주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해주었던 존재는 바로 17세기 초반,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었던 인도네시아의 수도 바따비아로 (현재의 자카르타) 이민 혹은 방문을 자주 하던 중국인들이었다.

그들은 쿵후, 절권도 등을 포함한 중국의 전통 무술에 당시 쁜짝실랏을 보전하고 있었던 인도네시아의 무도인들이 수용을 하여 명맥을 잇게 했다. 한국에서는 영화 ‘아저씨’ 에서 주인공 역할을 했던 원빈이 화려한 ‘쁜짝 실랏’을 선보였었다.

영화에서는 한번의 동작으로도 살인적인 위력을 자랑했던 무술이지만 사실은 전반부의 상대를 교란시키기 위한 춤사위로 부드럽고도 고상한 무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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