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식장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자녀들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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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예부터 이런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美를 추구하는 것이 오늘 날 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본능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오늘 날의 외모지상주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병적인 상태에 까지 이르렀다.

섭식장애 또한 음식의 풍요와 극심한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현대 질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섭식장애를 경험하고 있으며,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청소년기 자녀들과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가장 많고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초등학생들도 섭식장애를 경험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섭식장애는 반복 되는 과식과 고의적인 구토로 인해 뇌기능의 변화를 가져오고, 불면증, 영양부족, 내장기관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약물치료 및 입원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섭식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대개 낮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외의 심리적인 요인, 가족과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 사회 및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시작되기도 하므로 개인심리치료와 가족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이나 그 외 선진국에는 섭식장애를 치료하거나 가족들이 그로 인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및 심리치료기관이 비교적 많이 있지만, 이곳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현지 심리상담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심리상담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현지인들조차 싱가폴과 같은 주변 국가들로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나가는 실정이다. 이상적인 의료기관이 있다 하더라도 교민들이 서툰 외국어로 상담을 받고 전문적인 치료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섭식장애는 주로 숨기는 질병이기 때문에 잘 드러나기가 쉽지는 않지만, 나의 자녀가 혹은 주변 인물 중 섭식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궁극적으로 한국으로 돌아가 병원과 심리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한다. 섭식장애는 극적으로는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으므로 이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히 예민해져 있고 특히 치료적인 개입에 적대적인 경우가 많아 한국에 있는 치료기관으로까지 설득하여 데리고 가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병원과 심리상담기관 외에 가족 내에서 취할 수 있는 태도와 섭식장애로 까지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법에 대하여 숙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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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하여 아이와 힘 겨루지 않기

유아기부터 자녀의 식습관을 잘 구축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면 심지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일지라도 많은 부모들이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입맛이 없을 때는 한 끼 정도 음식을 거르거나 소량을 섭취해도 괜찮다는 편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다.

신체적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강압적으로 먹이거나 오랜 시간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지 말고 아이가 먹기 싫으면 먹지 않게 한다.

단, 자녀에게 이번 끼니를 거르면 다음 끼니 시간까지 군것질이나 어떤 것도 줄 수 없다는 설명을 해주고 부모가 선포한 내용은 꼭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배고픔을 느껴보게 하여 자녀가 스스로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부모가 끼니를 거르는 자녀가 안쓰러워 중간에 음식을 제공할 경우 이는 아이에게 잘못된 식습관을 가지게 한다.

아이가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나 특정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하거나 혹은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할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편식 습관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좋은데, 이 때 강압적인 방법이 아닌 자연스러운 접근방식을 선택한다.

평소에 요리과정에 아이를 참여시켜 함께 특정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고 함께 즐거운 분위기로 식사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고, 혹은 다양한 형태의 음식으로 변화시켜 편식하는 재료를 포함한 요리를 엄마가 해주는 것 등의 노력을 해볼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 유행에 따라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거나 혹은 채식주의자를 하겠다고 선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자녀의 말을 무조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자녀의 이야

기를 들어주고 본인이 결심한 대로 해보도록 기간을 정해 허용한다.

대부분 유행이 지나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약속한 기간 동안 자녀의 결심과 실천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신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생각을 심어주는 일

유년시절 부모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도 부모이다.

우선 부모 스스로가 본인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건강이 아닌 체중으로만 연관 지어 이야기하는 습관은 아이들로 하여금 음식과 건강이 아닌 음식과 체중을 연결시켜 생각하게끔 한다.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답고 사랑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말을 부모가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해줄 경우, 자녀는 스스로의 모든 부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예민하게 관찰하라

섭식장애는 어느 정도 진행 되기까지 주변에서 눈치 채기 어렵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변화를 감지할 때에는 이미 섭식장애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섭식장애는 진행될수록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부모라면 자녀의 작은 식생활 변화도 눈치챌 수 있으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 자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늘 염두에 두고 자녀의 행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너’ 대화법 보다 ‘나’ 대화법

섭식장애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자녀라면 치료적인 개입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섭식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스스로가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대화를 이끌어 갈 때는 ‘너’ 대화법 보다 ‘나’ 대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 너무 말랐어”, “너 치료 받아야 해” 등과 같은 ‘You’ 대화법보다 “난 네가 점점 말라가서 걱정돼” “난 네가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어”와 같은 “I”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대화를 이끌어 가기에 좋다.

섭식장애는 유전적 요인도 있으므로, 섭식장애까지는 아니지만 부모가 경험한 비슷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 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자녀가 편안하게 부모에게 자신이 느끼는 바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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