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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물류·식품 가격 연쇄 충격 우려…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촉각
아핀도 신타 회장 “건전한 재정·통화 정책 조율이 경제 회복력의 핵심”
【자카르타 = 한인포스트】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인도네시아경영자협회(Apindo·아핀도)가 자국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며 선제적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핀도는 직접적인 교역 의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국제 물류 비용 상승, 식품 인플레이션 압력, 환율 불안, 금융시장 심리 위축 등 다층적인 간접 경로를 통해 인도네시아 경제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핀도 신타 W. 캄다니 회장은 지난 4일(화) 자카르타에서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재계 전반은 글로벌 압박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현재 ‘관망하되 준비된(wait and see but prepared)’ 접근 방식으로 현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시점에서 성급한 판단보다는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구체적인 완충 조치를 사전에 정비하는 이중 전략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세계 에너지 시장의 최대 뇌관
이번 중동 갈등에서 재계가 가장 민감하게 주시하는 지점은 세계 석유 교역의 핵심 병목 구간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단 가능성이다.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해당 항로가 물리적으로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실제 봉쇄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갈등의 불확실성 자체만으로도 에너지 가격에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유가 및 가스 가격의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핀도는 이러한 상황이 인도네시아 기업들에게 두 가지 경로로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안긴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에너지 원가 상승이고, 둘째는 국제 해상 운송 및 물류 비용의 증가다.
글로벌 물류 체계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교란을 경험해 온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추가적인 공급망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그 누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석유 순수입국 인도네시아, 에너지 가격 상승 시 재정 운용 여력 축소 우려
인도네시아는 현재 석유 순수입국 지위에 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이 단순히 민간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국가 재정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국가예산(APBN)은 매년 일정한 유가 가정치를 기반으로 편성되는데, 실제 국제 유가가 이 가정치를 초과하여 상승할 경우 에너지 보조금 부담이 증가하고 재정 운용 여력이 현저히 좁아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아핀도는 에너지 비용 증가가 단순히 산업용 연료비 상승에 국한되지 않으며, 식품 원자재의 유통, 물류, 운송 전반에 걸쳐 비용 압력을 전가시키는 연쇄 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결국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인도네시아 가계 소비 지출에서 식비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적인 생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핀도는 특정 조건 하에서 글로벌 공급 차질과 루피아화 환율 약세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생필품 가격 상승세가 훨씬 빠르게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부 식량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환율 하락과 수입 물가 상승이 맞물릴 경우 물가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직접 교역보다 간접 경로가 더 강력한 충격 요인
인도네시아와 이란, 이스라엘 사이의 직접적인 교역 관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란과의 교역량은 인도네시아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며, 이스라엘과의 공식적인 경제 교류 역시 국교 부재 등의 이유로 크지 않다.
그러나 아핀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직접 교역이 제한적이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 국제 무역 흐름, 식량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그리고 금융시장 심리라는 간접적 파급 경로가 오히려 인도네시아 기업들에게 훨씬 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히 분쟁 당사국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만을 기준으로 리스크를 평가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의 상호 연결성을 고려한 보다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기도 하다.
■ 업종별 차별화된 충격 전망…노동집약적 산업,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지목
아핀도는 중동 갈등의 파급 효과가 산업별로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와 국제 물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중화학공업, 운송업 등은 원가 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탄탄하고 에너지 의존도가 낮은 업종은 단기적 충격에서 어느 정도 완충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특히 주목해야 할 부문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섬유, 봉제, 신발 제조업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산업은 이미 얇은 수익 마진 구조를 갖고 있어, 유통 비용 상승,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 수출 수요 위축 등 복합적 압력에 극도로 취약하다. 이들 산업은 인도네시아 전체 제조업 고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경영 악화는 단순한 기업 수익성 문제를 넘어 고용 시장과 소비 심리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아핀도의 적응형 완화 전략…효율화·다변화·재무 조정 ‘3대 축’
이러한 복합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신타 회장은 아핀도가 회원사들에게 세 가지 핵심 적응형 완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운영 효율화다. 불필요한 비용 구조를 점검하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외부 원가 압력을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 및 공급업체 다변화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대체 시장과 공급처를 발굴함으로써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공급망 회복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투자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세 번째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재무 전략 조정이다. 루피아화 환율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헤징 수단을 활용하거나, 외화 자산 및 부채 구조를 재점검하는 등의 재무 관리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타 회장은 이러한 적응형 접근 방식이 기업 부문이 지속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압력 속에서도 지속적인 회복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기업의 생존력은 외부 환경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 정부에 강력한 정책 조율 촉구…에너지·식품 안정화, 통화·재정 건전성 확보 요청
기업 내부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 하에, 아핀도는 정부에 대해서도 경제 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신타 회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한 강력하고 조율된 통화·재정 정책의 시행이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유지, 공급망 교란 상황에 대비한 전략적 물류 비축량 강화, 그리고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선제적 개입 준비 태세 등을 요청했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도 아핀도는 국가 부채의 신중하고 규율 있는 관리가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에 과도한 재정 팽창은 시장 신뢰를 흔들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의 대외 취약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타 회장은 “규율 있는 부채 관리, 신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적자 비율 유지, 국가 지출의 목표 적합성 확보가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인기 영합적 지출 확대보다는 효과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재정 운용이 현 위기 국면에서 훨씬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고 밝혔다.
■ 외교적 중립 기조 유지…지정학적 소용돌이 편입 경계
아핀도는 경제적 대응 전략과 더불어 인도네시아가 대외 관계에서 일관된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롭고 능동적인(bebas dan aktif)’ 외교 정책 기조를 중동 갈등 국면에서도 견고하게 유지해야 하며, 어느 일방의 편에 서는 것을 피하고 중립적이고 평화 지향적인 입장을 국제사회에 일관되게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타 회장은 이러한 비반응적·비편향적 외교 자세가 인도네시아가 국내 경제 리스크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정학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불필요하게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적 편향이 특정 국가와의 무역 관계 악화나 투자 위축 등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지는 국제 관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한 외교 원칙론을 넘어 경제적 실리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아울러 신타 회장은 정치적 안정성과 외교적 신뢰성이 시장 신뢰 유지와 기업 활동의 지속성을 위한 중요한 제도적 토대임을 재차 확인하며, “국내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예측 가능하고 원칙에 기반한 방식으로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 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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