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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탈탄소화·경제 성장 삼각 균형 목표… 2032년 상업 운전 개시 목표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국가에너지위원회(DEN)가 미국 및 일본 정부와 손을 잡고 소형 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기술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세 나라는 오는 2026년 3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관련 컨퍼런스 및 워크숍을 공동 개최하며, 인도네시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PLTN) 건설을 향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행사는 ‘소형 모듈 원자로 기술의 책임 있는 활용을 위한 기반 인프라 프로그램(FIRST·Foundational Infrastructure for Responsible Use of Small Modular Reactor Technology)’ 하에 개최된 워크숍으로, 공식 명칭은 ‘인도네시아 소형 모듈 원자로 도입 고려사항 워크숍’이다.
이 워크숍은 단순한 기술 논의의 장을 넘어, 국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토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국제 에너지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원자력은 안정적·저탄소 에너지 솔루션”… DEN 사무총장, SMR 전략적 가치 역설
인도네시아 국가에너지위원회(DEN) 사무총장 다단 쿠스디아나는 3월 3일(화요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워크숍 개막식에서 이번 3국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며, 원자력 에너지가 인도네시아의 미래 에너지 구조에서 핵심적인 축을 담당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다단 사무총장은 “원자력은 안정적이고 저탄소이며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전제하면서, “SMR과 같은 기술 발전으로 원자력 개발은 이제 개발도상국에 더욱 유연하고 적합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이전의 차원을 넘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프라, 규제 체계, 인적 자원(SDM), 원자력 거버넌스 및 안전 체계를 포괄적으로 준비하는 데 있어 전략적 조치임을 거듭 역설하였다.
특히 다단 사무총장은 SMR 기술이 갖는 유연성이 인도네시아와 같은 도서(島嶼) 국가에 특히 적합하다는 점을 부각하였다. 그에 따르면, 기존의 대형 원자로와는 달리 소형 모듈 원자로는 교통이 불편한 오지 지역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소규모 지역 전력망에 손쉽게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로 인해 SMR은 산업 단지는 물론, 인도네시아 각지에 분산된 해양 경제 지역을 지원하는 데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 동남아 5개국, 역내 에너지 수요 89% 차지… 원자력 협력 네트워크 강화 박차
다단 사무총장은 이번 워크숍의 배경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의 에너지 수급 상황을 함께 짚었다. 그는 동남아시아 최대 에너지 소비국 5개국, 즉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이 역내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89%를 차지한다고 밝히면서, 이들 국가가 현재 원자력 옵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원자력 에너지 협력 소분과 네트워크(NEC-SSN)’를 통한 다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의 제도적 기반과도 맥을 같이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 ‘국가 에너지 정책(KEN)에 관한 정부령 제40호’를 발령하여 2029년까지 8%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국가 에너지 믹스에 공식 포함하였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망에 따르면, 국가 1차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0년까지 11.7~12.1%에 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비 용량은 35~42 기가와트(GW)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206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설정한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한 총 45GW 원자력 용량 계획과 직결되는 수치이다.
◈ 2032년 수마트라·칼리만탄서 상업 운전 개시 목표… RUPTL에 500MW 초기 용량 반영
인도네시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상업 운전 개시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되었다. 다단 사무총장은 정부가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PLTN)를 2030년대 초에 상업 운전 개시하는 것을 공식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5~2034년 전력공급계획(RUPTL)의 목표는 500메가와트(MW)의 초기 용량”이라고 명시하면서, “이 용량은 2032년부터 수마트라와 칼리만탄 전력 시스템에 전략적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원자력 에너지가 에너지 믹스에서 중요한 선택지가 된 것은 단순히 기후 대응의 차원만이 아니라, 토지 이용 효율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장기 운영 비용이라는 경제적 이점 역시 주요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은 각각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 벨트와 수도 이전 예정지인 누산타라를 아우르는 지역으로,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핵심 거점이다. 이러한 지역에 소형 모듈 원자로를 우선 배치함으로써 산업화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 미국 “인도네시아의 장기 전략적 파트너”… 데이터센터·첨단 산업에 원자력 연계 강조
이번 워크숍에는 미국 측에서도 고위 외교 인사가 참석하여 이번 협력의 중요성을 직접 강조하였다.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관 임시대리대사 피터 M. 헤이먼드는 개막식 발언에서 미국이 인도네시아의 안전하고 책임 있는 원자력 기술 개발에 있어 장기 전략적 파트너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터 임시대리대사는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원자력 에너지 분야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원자력 에너지가 데이터 센터, 광물 정제, 첨단 산업 공정에 이르기까지 인도네시아의 미래 경제를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는 원자력 에너지를 단순히 전력 공급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산업 고도화 및 디지털 전환과 긴밀하게 연계된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간 FIRST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를 도입하고자 하는 신흥국들에 대한 기술 지원과 역량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인도네시아에 대한 이번 협력 강화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일본 “후쿠시마 경험 공유”… 안전 기준 최고 수준 보장 약속
일본 측도 이번 3국 협력에서 독자적인 역할과 기여를 명확히 하였다. 주인도네시아 일본대사관 임시대리대사 묘친 미쓰루는 개막식에서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과 교훈을 인도네시아와 공유함으로써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묘친 임시대리대사는 이번 협력이 에너지 안보, 탈탄소화, 경제 성장이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또한 “일본과 미국은 SMR 개발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국가 중 하나”라고 전제하면서, “양국이 인도네시아와 함께 이 워크숍을 공동 주최한다는 사실 자체가 삼자 협력을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그 의미를 부각하였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안전 규제와 운영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 국가로서, 그 경험은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 매우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의 SMR 기술은 높은 안전성과 소형화·모듈화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도서 지형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전문가 분석: 3국 협력, 동남아 원자력 질서 재편 신호탄
이번 3국 협력 합의는 단순히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정책 차원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체의 에너지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성장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를 충족하면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저감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원자력 에너지, 특히 소형 모듈 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형 모듈 원자로는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 비용이 적으며, 모듈 단위의 증설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입지 조건에 대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광활한 군도 지형을 가진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에서 분산형 에너지 공급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 수십 개의 SMR 설계 모델이 개발 또는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이 분야에서 기술적 선도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번 워크숍은 인도네시아 국내 각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에너지 업계 종사자 및 국제 기구 관계자들이 폭넓게 참여한 가운데, SMR 도입과 관련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인력 양성, 기술 이전 방안, 재원 조달 구조, 사회적 수용성 제고 방안 등 실질적인 도입 준비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 향후 과제: 규제 체계 정비·사회적 합의 형성이 관건
물론 인도네시아의 원자력 에너지 도입이 순탄한 길만을 걷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기술 협력과 재원 확보 못지않게 국내 규제 체계의 정비와 사회적 합의 형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기술적 준비 못지않게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원자력 규제 기관의 독립성 강화, 환경 영향 평가 체계 정비, 지역 주민과의 소통 창구 마련 등을 병행하여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는 원자력 선진국들도 아직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난제로,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 마련도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3국 협력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선진 경험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국제 원자력 기구(IAEA) 등 국제 기관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면, 인도네시아가 설정한 2030년대 초 상업 운전 개시라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도네시아·미국·일본 3국이 자카르타에서 맺은 이번 SMR 협력 합의는 동남아시아의 에너지 전환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활용이라는 오랜 과제에 소형 모듈 원자로라는 새로운 기술적 해법이 더해지면서,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미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 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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