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전 인도네시아 사전교육부터 입국 후 정착·노무상담까지 ‘원스톱’ 지원…인력난·기술공백 해소 기대
(부산=한인포스트) 경남 통영에 정부가 처음 시행하는 외국인 양식기술 인력(E-7-3) 도입을 뒷받침할 전담 지원기구가 문을 열었다. ‘양식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통영이 인력난과 기술자 고령화로 흔들리는 양식산업의 현장에, 전문기술 기반의 외국인력 도입 체계를 정착시키는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국외국인근로자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허성국·이하 KnFC)은 지난 2월 24일 (사)수산신지식인협회와 함께 경남 통영시 통영수협 당포위판장 3층에 ‘양식장근로자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센터 가동은 KnFC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외국인 양식기술자 사업’이 기획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현장 도입과 운영을 담당하는 실무 체계로 전환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기술자 고령화·급감…정부, 시범사업 품종 확대하며 전문인력 도입 추진
한국내 양식업계는 오랜 기간 축적된 숙련기술에 기대어 성장해 왔으나, 최근 들어 기술 인력의 고령화와 신규 유입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구조적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양식업은 해상 작업이라는 위험요소에 더해, 어종별 생리와 질병, 사료·수질관리, 출하 전 위생·품질관리까지 복합적으로 다뤄야 하는 고숙련 공정이 필수적이다. 단순 노동력만으로 현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산업 특성상 ‘기술 기반’ 인력 수급 체계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외국인 양식기술 인력(E-7-3) 시범사업의 적용 품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문인력 도입을 추진 중이며, 이번 지원센터는 비자·교육·행정·노무까지 연계 지원하는 현장 기반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업계는 센터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인력난 해소는 물론 현장 기술공백을 줄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9 중심에서 E-7-3 ‘기술 기반’ 체계로…현장 요구 반영
그동안 한국내 외국인력 유입 구조는 고용허가제(E-9)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양식업 현장에서는 단기간 투입 가능한 단순 인력만으로는 생산성과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고, 어종별 작업 표준과 위생·품질 규정을 이해하는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센터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E-7-3을 중심으로 한 ‘기술자 양성-도입-정착-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KnFC와 (사)수산신지식인협회는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양식산업 기술자 선발 및 양성을 위한 현장을 점검하고, 한국 정부 당국과는 외국인근로자 비자제도 개선 방향을 협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즉, 해외 선발 현장과 국내 수요처를 연결하는 ‘실행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가 이번 센터 개소의 배경이 됐다.
통영을 거점으로 ‘입국 전-후’ 전 단계 지원…교육·상담·분쟁 예방까지
지원센터는 통영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와 국내 현장을 연결하는 교육·관리 체계를 운영한다. 센터 운영 계획에 따르면, 입국 전 단계에서는 인도네시아 거점에서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어종별 작업 프로세스, 위생·품질관리, 안전교육 등 직무 사전교육을 실시한다.
입국 후에는 생활 및 노동관계 안내, 현장 안전교육, 기술이전 지원을 포함한 정착 지원이 제공된다. 특히 사업장과 근로자 간 소통을 돕고, 애로 상담 및 고충 접수·중재 기능을 수행해 분쟁을 예방하는 역할도 강조됐다. 근로조건 안내와 노무 관련 상담을 상시화함으로써, 현장 내 갈등 요소를 사전에 줄이고 안정적인 고용 유지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력 도입이 확대될수록 현장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단순한 채용 지원을 넘어 교육과 행정, 노무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의 필요성이 높았다고 평가한다. 센터가 이러한 공백을 메울 경우, 사업장 입장에서는 인력 운용의 불확실성이 줄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초기 정착 과정에서의 정보 부족과 권리 침해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성국 이사장 “사전교육 강화해 ‘일할 준비된 기술인력’ 선발…통영 센터가 사후관리 책임”

허성국 KnFC 이사장은 센터의 핵심 방향으로 ‘입국 전 사전교육’과 ‘입국 후 정착·사후관리’를 동시에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입국 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직무·현장 이해 교육을 강화해 ‘일할 준비가 된 기술인력’을 선발하고, 통영 센터가 정착·상담·사후관리를 책임지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식업이 일반 제조업과 달리 현장 변수가 크고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들어, 안전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숙련 인력 도입 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자 급감” 현장 절박감…센터 역할에 관심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 양식 현장에서는 숙련 기술자의 은퇴가 늘고 후속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작업 표준의 유지와 기술 전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어종별로 양성 방식과 관리 포인트가 달라 숙련도의 영향이 큰 만큼, 인력 공백이 곧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이번 센터가 E-7-3 인력 도입의 관문이자 관리 허브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지역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향후 과제로는 △교육 과정의 표준화 및 현장 적합성 확보 △사업장별 수요에 맞춘 기술 매칭 △근로자 권익 보호와 안정적 정착 지원 △지자체·수협·현장 사업자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이 꼽힌다. 지원센터 측은 현장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제도 도입 초기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기반 외국인력’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통영에서 시작된 ‘양식장근로자지원센터’가 한국내 양식업의 구조적 인력난 해소와 기술 전수의 끊김을 막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할지, 그리고 정부의 E-7-3 시범사업이 현장에서 지속가능한 제도로 안착할지 주목된다. (경제부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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