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타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타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온몸이 통증으로 저려오듯
마디마디 그리움 맺히는 일이다

잠 못 들던 밤
한 편의 시로 수면 마취 후
몽롱한 감성으로 슬픔을 베고 눕는 것이다

자카르타의 장례 행렬에 흩뿌려진
노란 캄보자 꽃잎을 보며
그만 돌아서서 목 놓아 울어버리는 일이다

저물녘 창밖 풍경을 접수한 야자수 이파리와
대책 없이 쏟아지는 열대 폭우에
안부를 매달아 놓는 일이다

 

시작 노트:

타국이란 곳은 어떤 느낌일까? 타지, 외지, 타향보다 먼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런 곳일 것이다. 그래서 “몽롱한 감성으로 슬픔을 베고 눕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발달한 현대문명은 타국과의 거리감을 급속히 좁혀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ㄷ그래도 다 채울 수 없는 그리운 감성 가득,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야자수 이파리와/ 대책 없이 쏟아지는 열대 폭우에/ 안부를 매달아” 둔다.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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