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20여년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중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세계은행(WB)이 전망했다.
1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지난 14일 발표한 태국 경제 보고서에서 경제 개혁 없이는 앞으로 20년간 태국 잠재성장률이 3%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끼아띠뽕 사리야프루챠 세계은행 태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령화와 민간 투자 둔화, 노동 생산성 저하 등을 성장률 저하 원인으로 꼽았다.
세계은행은 내년과 2025년 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3.2%, 3.1%로 예측했다. 이 역시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올해 성장률은 2.5%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3분기에 예상을 크게 밑도는 1.5%를 기록하는 등 경제 회복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세계 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회복세도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유치 성과도 주변국보다 부족했다.
2020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증가했지만, 대(對)태국 FDI는 감소했다.
대태국 FDI는 2021∼2022년 개선세를 보였지만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 비해서는 뒤처졌다.
세계은행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향상을 위해 태국은 인적자본, 교육, 건강, 기후변화 대응, 세제 개혁 등에 더 많이 투자해 재정 정책을 통한 구조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중국, 러시아, 인도 관광객 등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유흥업소 영업시간도 오전 4시까지로 연장했다.
소프트파워 강화를 경제 발전의 한 축으로 삼으려는 태국 정부는 관광, 축제, 스포츠, 음식 등 11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16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만밧(약 37만원)을 지급하려다가 국가 재정 부담 등을 우려한 반발 여론에 밀려 보류한 상태다.
세타 타위신 총리는 지난 9월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태국 경제는 병자 같다”며 경제 활성화 대책을 긴급히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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