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7% 항체 있어도 ‘집단면역’ 아니다?…”방어력과는 달라”

방역당국 “충분한 집단면역 형성됐다고 하긴 어려워”
시간에 따라 항체 소실…”고위험군, 4개월 후 추가접종해야”
지난 7월 50대 4차 백신접종 시작
지난 7월 50대 4차 백신접종 시작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국민 100명 중 97명 이상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방역당국은 “충분한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높은 항체양성률이 무색하게 지금도 하루 3만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권준욱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장은 23일 전국 17개 시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항체양성률이 높다는 것이 인구집단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것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자연감염 또는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민의 비율이 97.38%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 재유행을 거치며 감염자도 늘어나고, 백신 접종률도 계속 높아져 국민 대다수가 항체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당국이 높은 항체양성률이 곧바로 코로나19 방어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는 형성된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항체의 경우 교과서적으로 볼 때 형성 후 6∼8개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에도 6개월 이상 존속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면 항체 지속기간은 더 짧아진다.

지금까지의 백신은 코로나19 초기 균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백신을 통해 형성된 항체도 초기 균주에 따른 항체이고 이후 등장한 변이들에 대해선 방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의 경우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만 파악했을 뿐, 항체가가 얼마나 높은지,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을 막아줄 수 있는 중화항체가 있는지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항체를 보유한 97.38% 중엔 항체가 거의 사라져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없는 사람도 포함됐을 수 있다.

특히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항체의 경우 자연감염으로 확보된 항체보다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높은 항체양성률에도 백신 추가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권 원장은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항체 형성률도 낮지만 항체 지속기간도 짧기 때문에 4개월이 지나게 되면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한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도 “백신 접종률이 높긴 하지만 3차에 비해 4차 접종률은 많이 낮았던 것 같다”며 “3차 접종 효과 등이 약해지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여전히 많이 감염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 감염 자체보다는 사망이나 중증화를 막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원장은 “개개인에 따라 면역 정도는 다르지만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 향후 다시 유행이 오더라도 사망률 및 중증화율은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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