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이슬람, 이스티끄랄 공동 선언문 발표… “종교화합, 국경분쟁, 환경문제 역할 강조”

▲바티칸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스티끄랄 모스크의 대이맘 나사루딘 우마르(Nasaruddin Umar)가 9월 5일 자카르타 이스티끄랄 모스크에서 이스티끄랄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이스티끄랄 모스크 제공

로마 바티칸 가톨릭과 인도네시아 이슬람이 종교 화합과 인도주의적 분쟁,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을 발표했다.

지난 9월 5일 동남아 최대 이슬람 사원인 자카르타 이스티끄랄 모스크에서 열린 종교 간 모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스티끄랄 모스크의 대이맘인 나사루딘 우마르(Nasaruddin Umar)는 2024 이스티끄랄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날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 인류를 위한 종교적 화합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언문 내용을 낭독한 후 이스티끄랄 모스크의 대이맘 나사루딘 우마르(Nasaruddin Umar)와 서명했다.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티끄랄 모스크의 대이맘과 함께 인도주의적 문제와 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춘 네가지 내용이 담긴 이스티끄랄 공동 선언문을 공포했다.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은 다수의 종교 대표자들이 참석하여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스티끄랄 선언문에 서명한 종교계 인사는 다음과 같다. Engkus Kuswara, Budi Tanuwibowo(유교), Bhante Dhammasubo(불교 신도회), Philip Wijaya(불교협의회), Abdul Mu’ti(이슬람, Muhammadiyah), Yahya Cholil Staquf(이슬람, Nahdlatul Ulama), Bawa Tenaya (힌두교), Jacky Manuputty (기독교)

▲이슬람 성직자 우마르 대이맘이 교황의 머리에 입을 맞추자 교황도 우마르 대이맘의 손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4.9.5

로마 가톨릭과 인도네시아 이슬람이 공동 발표한 2024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은 갈등과 분쟁에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1. 세상에 존재하는 폭력과 무관심의 문화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종교적 가치를 지양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는 존중, 존엄성, 동정심, 화해 및 형제적 연대의 문화를 강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2. 종교 지도자들은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비인간화와 환경 위기에 맞서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3. 종교 공동체 간의 대화는 갈등, 특히 종교적 학대로 인해 촉발된 갈등을 해결하는 주요 수단이 되어야 한다.

4. 건강하고 평화로우며 조화로운 생활환경은 인간생활의 중요한 요소다. 모든 당사자는 환경과 자원의 무결성을 보호하기 위해 확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9월 5일자 프랑스의 일반 가톨릭 일간지 라 크루아(La Croix)도 특집 기사에서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은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상세하 내용을 보도했다.

종교적 화합과 환경 문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각자의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철학적 원칙인 빤자실라(Pancasila)의 기여를 인식하면서,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촉구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구촌 인류 가족은 하나이기에, 종교 간 대화는 지역적, 국제적 갈등, 특히 종교 남용으로 촉발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종교적 신념과 의식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더 깊은 존중을 촉진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스티끄랄 선언문(Istiqlal Declaration)을 공포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스티끄랄 모스크의 대이맘인 나사루딘 우마르( Nasaruddin Umar)는 이스티끄랄 모스크 앞 광장에서 머리와 손에 입을 맞추며 종교화합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이스티끄랄 모스크와 그 맞은편에 위치한 자카르타 대성당을 연결하는 지하도로인 ‘우정의 터널’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신을 찾아 걷고,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경직성과 근본주의, 극단주의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상호 존중과 사랑에 기초한 열린 사회 건설에 기여하자”고 독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에서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유지할 수 있는 나라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차이가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결시키는 힘을 반영하는 Bhinneka Tunggal Ika라는 이념을 칭찬했다.

또한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 10만명이 운집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하며 종교적 화합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자카르타에 있는 글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대규모 야외 가톨릭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신자들에게 “꿈을 꾸고 평화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 지치지 말자”며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당당히 대화의 길을 걸으며 계속해서 선과 친절을 베풀고 화합과 평화의 건설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인구 약 2억8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90%가 무슬림으로 세계에서 이슬람 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다.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3%뿐이지만 신자 수로는 800만명이 넘어 필리핀,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로 많다.

교황은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를 거쳐 13일 싱가포르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는 총 12일간의 강행군이다. 비행 거리만 3만2천814㎞에 달한다.

2013년 즉위한 이후 45번째인 이번 해외 사목 방문은 교황 재위 중 기간과 거리에서 역대 최장이다. (한인포스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