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한인니 문화연구원 제84회 열린강좌
인도네시아 창의경제(creative economy)는 새로운 담론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다시 자각되는 것은 ‘한-아세안 문화유산 협의체’ 출범 때문이다. 작년 2022년 11월 협의체가 출범하였다.
협의체 출범에 즈음하여, 아세안 회원국에게 협의체가 출범되면, 가장 중요하게 한국과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첫 번째 우선순위가 ‘창의경제’ 였다.
즉,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처럼, 아세안의 문화유산도 그렇게 비즈니스화에 성공하고 싶은 욕구를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의아한 것이 있다. 문화유산으로 어떻게 창조경제를 구상할 수 있는가?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아세안 관점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문화유산 개념에다가 하나 더 추가하여 ‘대중 문화유산(popular cultural heritage)’이란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중 문화유산이란 대중문화(mass culture)에서 대중적 창의력이 작동하는 산업적 문화 공간 또는 기술 지향적이면서 도시화된 지역사회 안에 있는 음악, 무용, 그래픽 아트, 패션, 게임 및 스포츠, 산업 디자인, 영화, TV, 뮤직비디오, 비디오 아트 및 사이버 아트 등 뛰어난(outstanding) 미학적, 인류학적 및 사회학적 가치가 담긴 대중적 표현 형식들(popular forms)을 가리킨다”고 정의되어 있다.
즉, 아세안 문화유산에는 뛰어난 현대적인 대중문화까지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세안에게 있어서 문화유산은 아세안 6억 6천만 시민을 하나의 공동체 즉, 아세안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세안 문화유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아세안문화정보위원회(COCI ASEAN)가 1978년에 만들어져서 가장 오랫동안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그 이유를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창조경제를 국내적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적 그리고 국제적 차원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단 국내적 차원에서는 유도요노 정부시기부터 현재까지 체계적인 전략을 갖고 발전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창조경제를 17개 분야로 정리했다. 앱제작, 건축,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생산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사진, 음악, 공예, 요리, 패션, 출판, 영화·애니메이션·미디어, 광고, 게임, 공연예술, 미술, TV라디오이다.
이러한 분야는 일상적인 삶과 직결되는 산업분야들이고, 현재 강조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디지털 경제의 영역으로도 회자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아세안 차원에서도 창의경제를 중요한 아젠다로 설정하였다.
또한 국제적인 차원에서 창의경제가 더 중요하게 설정되는 이유는 창의경제 활성화로 남반구에 위치한 저발전 국가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목표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2021년 UN 총회에서 2021년을 ‘국제 창의경제의 해’로 선포하였다. 그리고 2022년 G20의장국이었던 인도네시아는 ‘2022 발리 창조경제로드맵(Bali Creative Economy Roadmap)’을 채택했다. 즉, 인도네시아와 아세안 문화유산의 저력으로 새로운 경제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고 싶은 것이다.
사실 이러한 원대한 계획과 전략이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노력, 교육기반과 인재양성 프로그램, 미디어 및 디지털 기술발전 등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이 중요한 협력파트너가 된다면, 앞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더 좋을 것 같다.
▲최경희
– KBS1<이슈 PICK 쌤과 함께> 아세안 재발견 ‘인도네시아’편 출연
– 한국동남아학회 이사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 기획위원